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은 지난 26일 전경련회관에서 「가입자망의 고속화」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은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차세대 가입자망으로 유선과 무선이 상호 보완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최근 데이터 압축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고속모뎀이나 디지털 가입자 전송장비(DSL)를 이용하더라도 광케이블 못지 않은 전송 효율을 얻을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무선 전송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무선통신이 유선에서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이를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학계,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날 모임에서 있었던 토론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편집자>
△송관호(한국전산원 표준본부장)=초고속망 구축은 한국통신 등 사업자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에서 접근해야 한다.즉 초고속망은 사업 타당성이 있는 지역 뿐 아니라 전국의 모든 지역에 고르게 구축되어 언제 어디서든지 모든 사용자들이 동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접근해야만 한다.
△최문기(전자통신연구원 시스템연구단장)=ATM을 기반한 네트워크 솔루션이 최근의 인터넷 병목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방법이다. 특히 데이터 위주의 통신에서 멀티미디어 통신으로 가는 현재의 추세를 고려할 때 대용량 전송이 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다.
△윤종록(한국통신 네트워크본부 통신망 기획국장)=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접근 방법이 ISDN이다.네트워크 특히 ISDN을 논의할 때 흔히 단말기를 염두해 둔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ISDN은 「Network of Terminal」의 개념이 아닌 「Network of Network」의 개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고영만(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교수)=학교나 연구소를 중심으로 초고속망을 구축하더라도 원래 속도가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특정 지역을 초고속망으로 구축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실제 초고속망의 의미가 없음을 반증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초고속망 구축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김원식(정보통신부 산업지원과장)=가입자망의 초고속화를 위해서는 투자비용, 위험도, 기술수준 등 여러가지 요인을 고려한 후 최적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특히 사업주체는 정부가 아닌 기간사업자가 되는 것이 합당하다. 단지 기술개발 투자,규제완화,올바른 정책 등을 통해 주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양유석(아주대학교 경영학과)=정부는 이미 투자한 비용의 손익계산보다는 앞으로의 투자할 비용과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정부 정책은 경제성 못지않게 효율성이 감안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비록 지금 당장은 돈이 되지 않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필요하다면 과감한 투자가 뒤받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최두환(한창그룹 정보통신기술 총괄부사장)=네트워크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프로토콜 즉 표준화문제다. 국내에서는 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 너무 기술적으로 표준화 문제를 접근해 지나치게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좋지 않다고 본다. 문제는 표준화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술력이다.
△홍대형(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유선을 통한 가입자망 구축 못지 않게 무선 가입자망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지만 사실 무선분야는 아직도 넘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무선망을 통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실시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시범단계에 불과하다. 이를 상용화하기까지는 기간이 필요하다.물론 이는 결코 무선기술이 유선기술에 비해 뒤떨어졌다는 얘기는 아니다.음성만 놓고 본다면 국내의 무선통신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단지 이보다 진일보한 멀티미디어부문까지 고려한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병수(한독컴퓨터 대표이사)=현재 주문형비디오(VOD)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항간에서 떠드는 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 초고속망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손쉬운 접근 방법이 CATV망을 이용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하는 어플리케이션, 과도한 비용 등 아직도 넘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
△김태중(한국데이터베이스 진흥센터 기획관리부장)=폭증하는 인터넷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서도 초고속망은 시급히 구축돼야 한다. 방법은 여러가지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기존 유선망을 최대한 활용하며 여기에 광가입자망과 무선망을 적절하게 혼합하는 형태가 바람직하다.
△이상훈(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장)=가입자망이 광통신이 아니면 안된다는 단견은 버려야 한다. 기존망을 충분히 활용해 동등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이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너무 경제적 측면만 고려해 미래를 내다 보지 않는다면 이 또한 우매한 행동이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극대의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초고속 가입자망을 구축하는데 기본 토대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리=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