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RISC/유닉스기종이 강세를 보여 왔던 워크스테이션(WS)시장에서 펜티엄프로-윈도NT를 앞세운 PC업체들의 위세가 갈수록 드높아지고 있다.
인텔 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MS) 운용체계(OS)의 성능향상을 뒷받침으로 해 PC가 워크스테이션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PC업체들에게 1백50억 달러 규모의 워크스테이션시장은 더이상 「그림의 떡」이 아닌 도전해 볼 만한 황금어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PC워크스테이션은 표준규격의 시스템 제조비용이 유닉스기종의 25%에서 많게는 50%까지 적게 든다는 매력 때문에 고객기반을 급속히 넓혀 나가 올해를 기점으로 유닉스기종과의 세력판도도 역전시켜 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DC는 지난 94년 판매대수 기준으로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의 3분의 1정도에 불과하던 PC워크스테이션 시장규모가 올해는 이의 두 배가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은 하위기종을 중심으로 대체수요가 높게 일어나지만 PC의 성능향상이 가속돼 조만간 상위기종에서도 유닉스와 충분히 성능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에 따라 내로라 하는 PC업체들은 모두 워크스테이션시장에 뛰어들어 결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워크스테이션 사업을 본격화한 컴팩은 올해 10만대의 판매목표를 세워놓고 있고, 델과 게이트웨이2000 등도 지난 5월 잇따라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지난달 3백㎒ 펜티엄Ⅱ와 윈도NT를 탑재한 워크스테이션을 발표한 델은 그동안 서버 및 데스크톱시장에서의 고속성장세를 감안할 때 결코 얕잡아 볼 수 없는 존재이다. 컴팩과 델은 또 워크스테이션사업의 주력화를 선언하고 전담사업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델의 마케팅담당 린다 하그로브 부사장은 『우리의 목표는 이 시장에서 최소한 1, 2위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워크스테이션사업에 대한 의욕을 강하게 내비췄다.
게이트웨이도 역시 펜티엄Ⅱ와 윈도NT기반의 보급형 퍼스널 워크스테이션을 내놓고 CAD, 금융 애플리케이션 등 틈새시장 수요를 적극 개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컴팩, 인텔, MS 3사는 멀티프로세싱 워크스테이션 설계를 위한 협력체제를 구축했고, MS와 휴렛패커드(HP)는 PC워크스테이션 판매촉진을 위해 팀을 구성했다.
그동안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을 만들어 왔던 IBM, HP, 디지털이퀴프먼트 등도 지난해 모두 윈도NT기반의 PC워크스테이션을 내놓고 시장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PC업체들에게 있어서 워크스테이션은 단순한 사업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PC가 극심한 가격경쟁으로 10% 안팎의 낮은 마진만 올릴 수 있는 데 반해 워크스테이션은 30% 정도의 고마진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수입원천이 된다. 따라서 PC업체들로서는 상당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에는 기술환경도 결정적 기여를 했음은 물론이다. 2년전 인텔과 MS는 PC성능을 워크스테이션으로까지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계기를 만들었다.
이들 업체는 파라메틱테크놀로지사나 소프트이미지사 등 핵심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PC기반의 워크스테이션용으로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어 줄 것을 독려했다.
PC업체들의 이러한 공세에 선마이크로시스템스나 실리콘그래픽스 등(SGI) 정통 RISC/유닉스 워크스테이션업체들은 적잖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이에 따라 이들 업체는 성능강화는 물론이고 약점인 가격에 있어서도 PC진영과 겨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