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의 컴퓨터를 연결하는 수단은 원거리통신망(WAN)이다. 전용회선이나 X.25, 프레임릴레이 등은 효과적인 WAN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도입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 아니라 데이터의 대량전송이 필요치 않은 중소형기업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한창 무르익고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격지접속」으로 풀이되는 리모트액세스는 이같은 시대적 요구에 따라 등장했다. 리모트액세스의 특징은 네트워크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개인이라면 충분히 운용할 수 있으며 구축비용 또한 저렴하다는 데 있다.
현재까지 등장한 리모트액세스는 ISDN, 56kbps 회선, xDSL 및 케이블모뎀 네트워크 등 4가지. ISDN이 90년대 초부터 관심을 끌었던 데 비해 56kbps, xDSL, 케이블모뎀은 비교적 최근에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최근의 흐름은 ISDN의 지위를 나머지 3개의 기술이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ISDN은 음성, 문자 등 정보가 개별적으로 전송되는 각종 통신서비스와는 달리 이들을 한 회선에 실어보낼 수 있는 디지털통신망이다. ISDN의 장점은 일반전화선을 활용할 수 있으며 하나의 회선으로 두개의 서비스, 예를 들면 PC통신과 전화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ISDN 구축에 사용되는 장비는 개인의 경우 망종단장치로 불리는 NT(Network Termination), 네트워크카드와 같은 S-인터페이스카드 및 ISDN용 전화기 등이 필요하다.
기업의 LAN과 LAN을 ISDN으로 연결할 경우 TE(Terminal Equipment)가 필요하다. 이 장비는 보통 ISDN 라우터, 먹스 등이다.
이밖에 TA(Terminal Adapter)라는 장비는 X.25 등 非ISDN 네트워크를 ISDN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ISDN의 종류는 크게 두가지. 일반적인 ISDN은 협대역 ISDN(Narrow band-ISDN)으로 불린다. 이 규격은 지난 92년 AT&T, 노던텔레콤, 지멘스 등 유력 통신사업자들이 CCITT(현 ITU-T)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립됐다.
광대역 ISDN(Broad band-ISDN)은 그 다음 주자로 국내의 경우 최저 1백55Mbps급 ATM 망으로 구성하도록 계획된 상태며 다른 나라도 나름대로 규격을 제정중이다.
ISDN이 제공하는 회선 역시 1차군접속(BRI:Basic Rate Interface)과 2차군접속(Primary Rate Interface) 등 두종류로 나뉜다.
이 시스템을 가르는 기준은 회선용량, 즉 대역폭의 차이다. 회선은 보통 통신서비스 사업자들과 계약을 통해 제공받게 되는데 이용요금에서 차이가 난다.
BRI는 실제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2개의 채널(2B)과 이를 운반하고 제어하는 1개의 채널(1D)을 갖고 있다(2B+1D). B채널은 1개당 64kbps이며 D채널은 16kbps와 64kbps 등 두종류로 나뉘는데 BRI의 경우 16kbps를 사용한다.
이에 따라 BRI는 최대 1백28kbps의 대역폭을 보장받게 되며 개인이나 소형점포, 대리점 등이 주로 사용하는 회선이다.
PRI는 보다 큰 대역폭을 제공하는 회선으로 보통 23개의 B채널과 64kbps D채널 1개로 구성된다. 이를 합산하면 총 1.536Mbps로 T-1(1.544Mbps)급에 해당한다. 이같은 23B+1D의 PRI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3개 국가에서 채택한 표준이다.
유럽에서 PRI는 30개의 B채널과 1개의 D채널로 짜여져 있다(30B+1D). 이 방식은 총 1.984Mbps의 대역폭을 보장하는 것으로 E-1(2.048Mbps)에 근접한다.
이같은 차이는 미국과 유럽의 대역폭 기준이 다름에 기인한다. PRI는 보통 기업에서 사용하는 ISDN 회선으로 보면 무방하다.
ISDN 서비스는 미국보다는 주로 유럽에서 더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지난 93년부터 한국통신이 상용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지지부진했으며 최근들어 분위기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