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컴퓨터간의 교감(인터페이스)을 향상시키는 일은 컴퓨터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하나의 화두가 돼 왔다.
사용자가 컴퓨터를 다룰 때는 서로간에 합의한 규격이나 약속에 의해서만 명령을 내리고 작업 등을 처리할 수 있는데 이처럼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약을 컴퓨터 언어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언어에 맞추려는 시도는 바로 컴퓨터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의 구현으로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인간과 컴퓨터간의 인터페이스를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어려운 컴퓨터 명령어를 윈도상에서 그래픽으로 쉽게 처리하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기술 개발로 꽃을 피웠고 여기서 나아가 음성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등장을 가능케 했다.
최근 IBM이 내놓은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는 그동안 발음이나 속도 등에서 컴퓨터에게 인식시키는 데 문제가 있었던 점을 크게 개선, 자연어로 1분에 최고 1백40개의 단어를 인식시킬 수 있으며 정확도도 95%로 크게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음성인식 컴퓨터는 명령어를 단지 입력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머잖아 사용자와 컴퓨터간에 음성으로 상호작용이 가능한 단계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하드웨어적으로는 대부분의 PC에 플러그&플레이(PnP)기능을 채용,CD롬 드라이브나 모뎀등 주변기기와 연결할 때 사용자가 주소나 포트 등을 일일이 지정해 주지 않아도 전원만 넣으면 자동실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자들의 수고를 크게 덜어 주고 있다.
또한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네트워크 컴퓨터(NC)도 이지 컴퓨팅 욕구에 대한 부응의 다름 아니다.
NC의 전도사인 미국 선 마이크로시스템스 스콧 맥닐리회장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전화기를 쓰듯 컴퓨터를 쓸 수 있어야 한다. 전기공학을 몰라도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고 양자물리학을 몰라도 TV를 켜고 볼 수 있듯이 컴퓨터의 구조를 몰라도 마음대로 컴퓨터를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프로그램을 필요할 때마다 컴퓨터에 설치해 이의 사용법을 익히고 고장나면 끙끙 대면서 컴퓨터와 씨름하다 결국 전문가에게 지원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컴퓨터 사용 환경으로는 그에 따른 비용도 비용이거니와 쉽게 접할 수 없는 어려운 기계로 남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에 따라 그는 개인이 일일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시스템 고장을 수리할 필요없이 중앙에서 모든 것을 처리해 주고 유지관리해 주는 NC를 개발하게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배체제에 대항해 간편한 언어로 구성돼 있는 자바 프로그래밍 언어를 널리 보급시키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긴 하지만 아무튼 NC는 보다 쉽게 컴퓨터를 쓸 수 있는 사용자환경의 핵심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컴퓨터가 TV나 오디오,냉장고등과 같이 주요 가전제품의 한 품목으로 급속히 보급됨에 따라 컴퓨터를 다른 가전제품처럼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업체들의 중요한 기술개발 목표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무선 자판기를 채용해 멀리 떨어져서도 컴퓨터를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 이미 상용화단계에 있고 적외선을 이용,컴퓨터와 주변기기간의 정보교환을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속속 선보이는 추세이다.
이처럼 인간과 컴퓨터간의 인터페이스를 향상시켜 보다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환경을 만드는 것이 업체들의 또 다른 생존전략으로 인식됨에 따라 앞으로 컴퓨터는 더욱 더 인간친화적인 모습으로 다가 올 것이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