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지접속(리모트액세스) 분야에서 종합정보통신망(ISDN), 멀티디지털가입자회선(xDSL), 56kbps 등과 함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케이블모뎀 네트워크다.
케이블모뎀 네트워크는 다른 종류의 리모트액세스와 마찬가지로 대리점 및 가정에서 인터넷, 인트라넷에 접속, 재택근무, 화상회의, 웹검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블모뎀 네트워크가 관심을 끌고 있는 이유는 데이터전송속도가 xDSL과 비슷한 Mbps급이라는 점 때문이다.
케이블 모뎀을 가정에 설치할 경우 개인은 5백kbps~3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다.필요한 데이터를 요구하는 질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96kbps~10Mbps정도다. 56kbps급 일반 고속 모뎀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이 속도는 일반 가입자에게 부여되는 속도다. 각 가정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간사업자부터 백본회선을 갖고 있는 통신사업자까지는 45Mbps가 지원된다.
이와 함께 근거리통신망(LAN)상에서 여러대의 PC를 연결시키는 허브와 동일한 기능을 갖고 있어 쉽게 LAN을 구축할 수 있는 것도 케이블 모뎀의 장점으로 꼽힌다. 본사와 멀리 떨어져 있는 대리점의 경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질 역시 케이블모뎀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엿볼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폭넓은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모뎀 네트워크의 개념은 케이블TV로부터 시작됐다.
케이블모뎀 네트워크가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 가정에 포설된 동축케이블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케이블TV 망을 데이터통신 분야로 끌어들여 케이블모뎀 네트워크로 완성시킨 셈이다.
그러나 사용환경은 다르다.
케이블TV는 외부의 동축케이블을 셋톱박스로 연결한 후 이 셋톱박스에 TV를 접속시키는 방식을 취한다. 반면 케이블모뎀 네트워크는 케이블모뎀으로 동축케이블과 PC를 연결하는 형태다. 이때 케이블모뎀에 접속되는 PC는 1대일 수도 있도 여러대일 수도 있다. 구성방식은 케이블모뎀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케이블모뎀은 워크그룹용, 멀티유저용 및 개인용 등 3가지다.
워크그룹 케이블모뎀은 PC를 접속시킬 수 있는 포트의 수가 4개, 8개 등으로 소규모 그룹을 대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소형 LAN을 구축할 수 있다.
멀티유저 케이블모뎀은 도서관, 학교, 공장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곳에 사용된다. 기능상 LAN 장비인 대형 스위치나 라우터의 축소판으로 보면 된다. 그러나 케이블모뎀이 다루는 프로토콜은 스위치, 라우터와는 달리 인터넷프로토콜(IP)에 한정된다.
개인용 케이블모뎀은 1개의 PC 접속포트를 갖고 있는 장비로 개인이 가정에서 사용하는 일반모뎀과 기능이 같다.
케이블모뎀 네트워크가 가장 잘 활용되고 있는 곳은 케이블TV의 보급률이 60%를 넘어선 미국. 국내의 경우 아직 싹도 틔우지 못한 상태다.
케이블모뎀을 생산하는 기업 역시 베이네트웍스, 시스코시스템즈, 스리콤 등 미국 네트워크업체들이다. 베이네트웍스는 미국 케이블모뎀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갖고 있었던 랜시티를, 시스코시스템즈는 테라욘을 인수하며 이 분야에 뛰어들었으며 스리콤은 Com21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케이블모뎀 네트워크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착을 위해서 해결돼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필요한 데이터를 요구하는 질의데이터가 폭주할 경우 네트워크의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단점을 해소돼야 한다. 잡음이 발생하는 문제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이와 함께 기업 가입자가 보안과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기술상의 단점과 환경 미성숙으로 인해 국내에서 케이블모뎀 네트워크 서비스가 활성화되기까지는 적어도 몇년이라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것 역시 국가정책의 뒷받침이 있다는 가정하에서 성립되는 전망이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