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유통업계에 정보기술 바람 거세다

유통업계에 정보기술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업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보기술을 활용해 판매를 늘려가려는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의 바람은 대고객 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단골 고객들을 보다 많이 확보하고자 하는 유통업계의 전략에 기인하는 것으로 유통 시장이 판매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최근들어 소비자들은 보다 싼 가격에 보다 좋은 품질의 물건을 원할 뿐 아니라 양질의 서비스와 새로운 정보까지 요구하는 추세다.

반면, 유통업체들은 시장 경쟁의 심화로 경영 압박을 받으면서 인건비 절감과 적절한 재고량 유지 및 가격 경쟁력 증대를 통한 새로운 고객 확대 전략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에 처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에 따라 정보기술 시스템을 활용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유통업계에 확산되고 있는 정보기술 시스템은 수요 예측 및 재고 조절 소프트웨어, 판매 시점 관리 시스템(POS), 셀프 스캐닝 시스템, 전자 라벨링 시스템, 스마트 카드, 데이터 웨어하우징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미 하바드 대학이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의 연간 재고처리 비용은 제품 가격의 25%이상에 달한다. 이는 2주일간의 재고처리 비용만 줄일 수 있어도 제품 가격의 1%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으로 달리 말하면 그만큼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유통업계가 수요 예측 및 재고 조절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게 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들의 행동 및 구매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 선 금전 출납기 등 다양한 프로세싱 시스템으로부터 수집된 개인별 거래 실적 등을 분석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웨어하우징 시스템을 운영하기도 한다.

미국의 유명한 소매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경우 NCR의 「테라데이터」기반의 웨어하우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용량을 현재 7.5테라바이트에서 24테라바이트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 정도면 60억쪽의 문서량을 담을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월마트의 랜디 모트 수석 부사장은 판매 제품 하나 하나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분석해 구매 결정에 활용해야 하는 등 분석 대상 정보량이 많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유통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유럽업체들은 시장 성장률의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보 기술 분야 투자액을 올해 10%가량 증가시킬 계획이다.

이탈리아의 패션 전문 업체인 베네통의 경우 지난 7월 IBM과 POS시스템 계약을 체결, 5대륙 7천여개의 매장에 POS 시스템을 설치하고 이를 중앙 데이터 처리 시스템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베네통은 시장 추세 파악과 개인 고객 관리 등에 이같은 시스템에 활용함으로써 매출 증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과거 유통업계에서 부분적으로만 활용되던 정보 기술이 이제는 전사적 차원으로 확대되면서 활용되는 시스템의 종류도 대단히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유통 업계의 정보 기술 활용은 인터넷으로까지 그 지평을 넓히고 있어 유통 채널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레스터 리서치, IDC 등 시장조사 업체들은 오는 2천년 인터넷 상거래의 규모를 수십억달러에서 수천억달러로 서로 다르게 예측하고 있으나 앞으로 1∼2년내 그 이용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는데는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