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중국, IC카드산업 육성 나섰다

【베이징=고희규 통신원】 중국은 지난 93년 7월부터 IC카드산업을 정부 계획하에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 정부는 IC카드산업 초기단계부터 통일기획, 통일기준, 통일제조, 통일발행, 통일관리라는 5개 통일원칙을 마련해 적용했다.

이들 5개 통일원칙은 IC카드산업이 중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해 왔으며 그 결과 4년후인 지금 중국의 IC카드산업은 활발히 성장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95년 중국의 IC카드 생산량은 1백만장 미만이었으나 지난해는 1천5백만장으로 15배나 증가했고, 올해는 4천만장으로 확대될 전망된다.

또 지난해 말 현재 중국내 IC카드 생산업체는 35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31개 업체는 국유기업이고 나머지 4개 업체는 독립기업 또는 합작업체이다.

그러나 업체별 매출액은 큰 차이를 보여 IC카드 전체 매출액 39억7천만元(한화 약 4천4백억원) 가운데 29억3천만元은 독립기업 또는 합작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업체들이 IC카드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데다 시장이 공급을 뒷받침하지 못해 업체난립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은 IC카드의 큰 시장이지만 아직은 초기 성장기에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IC카드 총 발행량은 3천만장을 밑돌고 있다. 그런데 올 카드 수요는 5백만-8백만장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올해 업계가 생산할 물량 4천만장에 크게 못미쳐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IC카드산업은 이처럼 성장 속에서 업체난립 공급과잉 등의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그 요인은 지난 93년 시작한 IC카드산업의 육성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된 반면 그와 관련된 부분은 상대적으로 더딘 속도로 발전, 전체적으로 불균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 한 예로 지난해 IC카드 총 생산 능력은 1억5천만장에 달했지만 발행카드 수는 이를 훨씬 밑돌았다.

또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기술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 35개 업체 중 IC카드를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몇 개 업체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외국에서 IC칩을 수입하여 조립하는 수준이다.

IC칩을 수입함으로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칩이 복잡해 그 기준을 통일하지 못하고 있고, 기술시설 도입도 업체별로 달라서 결국에 가서는 IC카드를 호환해 사용할 수 없게 돼 유통과 활용면에서 크게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처럼 IC카드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관련 당국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IC카드 생산과 활용 부분에 대한 규제를 강구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부가 IC카드 활용에 대한 총체적 계획을 수립해 IC카드 생산을 규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IC카드 규격 및 관련기술 통일을 제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 생산과 관련해서는 IC카드생산량을 계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생산허가제를 도입하는 한편 통제기관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같은 통일된 계획 생산, 발행체제를 토대로 중국 정부는 궁극적으로 IC카드 칩 기술을 제고하는 동시에 자주생산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