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시스코시스템즈의 절대아성인 라우터 분야에 도전을 선언해 결과가 주목된다.
한국IBM이 최근 자사의 라우터가 시스코시스템즈의 라우터 보다 성능, 가격면에서 훨씬 앞선다는 내용의 벤치마크테스트 결과를 본사로부터 입수,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이같은 한국IBM의 행동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벤치마크테스트 주관기관이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톨리그룹이라는 점. 톨리그룹은 올해초 쌍용정보통신이 개발한 라우터가 전세계적인 지명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능을 인증한 네트워크장비 테스트, 여론조사 기관이다.
톨리그룹은 지난 8월 IBM 라우터 「2216」과 시스코시스템즈의 백본용 대형라우터 「7507」을 비교한 결과 2216이 7507 보다 두배 이상 뛰어난 기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프로토콜(IP) 전송속도의 경우 2216은 14.05Mbps를 기록, 7507의 5.95Mbps보다 두배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IBM의 네트워크 프로토콜인 시스템네트워크아키텍처(SNA)의 전송속도를 측정한 결과 역시 2216이 7507보다 3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IBM은 이와 함께 2216의 성능이 이처럼 뛰어난 반면 가격은 미국 소비자가 기준으로 6만8천달러에 불과해 7505의 10만3천달러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고 주장했다.
한국IBM은 이같은 내용의 자료를 국내 협력업체 및 기업들에게 발송,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톨리그룹의 자료를 수백부 복사해 배부한 결과 1백여곳에서 문의전화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 그 같은 결과가 도출됐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섣부른 행동은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벤치마크테스트시 그 환경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장비의 성능이 달라진다』며 시스템환경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IBM이 홍보한 자료에는 구체적인 테스트환경이 언급돼 있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한국IBM과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의 라우터 경쟁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지 주목된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