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택 ETRI원장 정보통신대학원 총장 내정

오는 2000년대 국내 정보통신분야 연구개발 부문을 책임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차기 원장은 누가 될 것인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양승택 원장의 임기가 내년 4월말로 다가옴에 따라 새로운 원장 인선을 둘러싸고 하마평이 벌써부터 무성하다.

오는 11월 한국통신 이계철 사장의 임기만료 시점과 맞춰 ETRI 원장의 선임이 이뤄질 것이라는 소문과 이미 정보통신대학원 총장으로 내정된 양승택 원장의 본격적인 대학원 업무추진(개강 3월 1일)을 위해 조기 하차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새로운 원장 후보에 대한 추측들이 떠돌고 있다.

여기에 차기원장감으로 유력시됐던 박항구 이동통신연구단장이 최근 현대전자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차기 원장 임명을 둘러싼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현재 ETRI의 2인자인 이원웅 부원장. 오랜기간 부원장 생활을 통해 ETRI 경영을 꿰뚫고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더욱이 연말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청와대, 정통부 등에서 외부인사 영입이라는 수를 두지 않는다면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이 부원장은 과학기술처 전기, 전자조정관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고 정보통신부 관료 및 주변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주위의 평가를 받고 있다.

두번째 인물은 시스템공학연구소 오길록 소장이다. 컴퓨터연구단 단장, 시스템공학연구소 소장을 거치는 동안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지명도면에서는 오히려 이 부원장을 능가한다.

시스템공학연구소 취임이후 1년반 만에 기관흑자경영, 연구분위기 쇄신 등 기관정상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언변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 다음으로는 임주환 교환기술연구단장이 떠오르고 있다. 4년동안의 단장경험을 거치는 동안 차세대 교환기개발과 관련한 각종 연구개발을 무난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위와 뛰어난 친화력을 갖고 있으며 정통부 관료들과도 관계가 무난한 편이나 뚜렷한 줄이 없다는게 약점이다.

정선종 위선통신기술연구단장. 업무추진력이 뛰어나며 리더십이 강한 것이 장점으로 꼽히나 현 양원장과 연배가 비슷하다. 새로운 연구개발을 위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한다는 연구원 내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안타까움이 남는 인물이라는 평가이다.

최문기 통신시스템연구단장은 유망분야인 비동기전송모드(ATM)망과 관련된 각종 연구개발,각종 세미나를 통해 지명도를 높였으며 주위와 친화력이 있다는 평을 득고 있으나 51년생으로 50대급 책임연구원들의 관리가 다소 버거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밖에 현재 서정욱 SK텔레콤 사장, 강민호 한국통신 해외사업본부장, 연세대 박한규 교수 등도 물망에 올랐으나 서사장과 강박사는 ETRI 출신이기는 하나 현재 기업에 몸을 담고 있다는 점, 박 교수는 최근 연세대 공대학장으로 재임중이어서 낙점이 어렵다는 평가다.

이밖에 통신학회, 전자공학회 前회장 출신 등도 떠오르고 있으나 대선을 앞두고 연구단지 민심달래기가 한창인 요즘 외부인사 영입은 「이미 물건너 갔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시기 또한 한국통신 사장 선임 등과 맞물려 11월이 가장 유력하나 6년동안 ETRI 경영을 정상화시킨 양승택원장의 명예퇴임을 위해서 임기 만료일인 4월30일까지 현체제를 그대로 유지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