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MS, 「개성있는 PC세상」 연다

◇21세기형 인터페이스 개발 프로젝트 추진

2천년대초가 되면 「PC의 개성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획일화된 기능과 사용방법이 복잡한 오늘날의 PC 대신 사용자의 관심분야와 기분을 파악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줄 아는 PC가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전망은 세계 PC 소프트웨어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추진중인 새로운 컴퓨터 인터페이스 개발 프로젝트에 근거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한마디로 컴퓨터를 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컴퓨터에 직관(intuition)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개발한다는 것.

이를 통해 일례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직장인 가장이라면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켰을 때 초기 화면에서 그 날의 교통 정보와 주요 뉴스 등을 확인하고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도 그 날 있었던 주요 경기 결과나 주식 시세를 즉시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주부 사용자를 위해서도 꽃꽂이, 뉴스 등 그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언제든지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컴퓨터가 스스로 사용자의 평소 컴퓨터 활용 유형을 분석해 그의 관심과 취미 등을 파악,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해주기 때문.

아직은 먼 애기로만 들리는 이같은 컴퓨터는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으로 3∼4년후 발표할 차세대 윈도에 「직관형」 인터페이스가 채택되면 현실화될 것으로 분석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PC에 사람을 맞추던 시대에서 앞으로는 사람에 PC를 맞추는 시대로 변화, 발전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PC의 사용 편리성을 지향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이 「개인 호환성」의 실현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MS의 새로운 직관형 인터페이스 개발이 실현되면 사용자의 작업 습관에 따라 컴퓨터의 인터페이스가 반응, 사용자의 기분이나 관심의 변화에 따른 인터페이스 변경도 가능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짐 올친 수석 부사장은 이에 대해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직관적(intuitive)이고도 유용한 인터페이스」를 창조해 컴퓨터 사용자들에 풍부하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과정이 PC 기능의 사용 편리성을 위한 것이었다며 PC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오늘날 PC는 전자메일과 인터넷 접속 등 통신 기능을 인터페이스에 통합하면서 과거에 비해 한층 다양한 기능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편지를 꺼내보듯이 원격지 서버에 들어있는 각종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심지어 화면위의 메뉴바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대신 그자리에 앞으로, 뒤로, 「내 페이지」 등과 같은 간단한 옵션들이 들어서고 있다.

파일이나 인터넷 웹페이지를 검색하기 위해서도 사용자는 단지 몇개의 키워드만 입력하면 된다.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개발은 바로 이같은 맥락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고 가까운 시일내 현실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기업들이 전산화 과정에서 작업 공정의 필요에 맞춰 부서 단위 혹은 기능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인터페이스나 고객 지향적인 인터페이스를 채택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새로운 인터페이스 개발은 그러나 쉬운 작업은 아니라고 MS 관계자는 말한다.

우선은 편리성을 제공하기 위해 어느정도까지 윈도의 기능을 단순화시킬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기존의 윈도에 숙달된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컴퓨터가 덜 숙달된 사용자들에게 맞추기 위해 「멍청이」가 돼버렸다고 느끼게 되는 사태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오늘날 마우스 기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키보드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는 것처럼 PC 스스로 선택한 내용을 번복하는 기능 등이 새로운 인터페이스에서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사용자들이 PC의 개성화를 어느정도 원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MS가 이전에 PC 사용자를 위해 업무 처리 과정별 안내자 역할을 하는 「봅」이란 이름의 스크린 안내자를 도입하려다 실패했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빌 게이츠는 그러나 만화 캐릭터를 사용해 친숙성을 강조했던 이 스크린 안내자에 대해 제품의 성공여부와 무관하게 그 개념과 기술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여기서 파생된 기술을 미래에 개발될 상품들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한다.

PC의 「개성화」와 「표준화」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도 새로운 이터페이스 개발과 관련, MS가 고려하고 있는 주요 사항이다. 표준을 장악하는 것이 산업을 지배하는 것과 통하는 시대에 이 원칙을 지키면서 어느 선에서 개성화를 양립시킬 것인가 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시장 성패를 가름할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