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술동향] 샤프, 고화질 동영상대응 반사형 액정패널 개발

최근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액정디스플레이(LCD),즉 반사형 액정패널에서 실용성을 한차원 높인 획기적인 제품이 개발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일본 샤프가 개발한 제품이 그것으로 그간 반사형 액정패널의 결점으로 지적돼 온 화질, 응답속도, 표시색상 수 등에서의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휴대전자제품의 디스플레이로서 만족할만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사형 컬러액정패널은 백라이트부착형 액정패널에 비해 소비전력이 10∼20% 적어 액정부착 캠코더나 노트북PC 등 휴대전자기기에 사용할 경우 같은 전지에서의 동작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디스플레이의 생명인 화질이 떨어지고 응답속도도 느리다는 점 등으로 지금까지 휴대전자제품에 탑재되는 예는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액정패널 제조업체는 이같은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 그간 개발에 주력해 왔고, 일부 업체에서는 성능이 다소 향상된 시작품을 내놓고도 있다.

예를 들어 샤프의 경우 게스트호스트액정을 사용한 반사형 컬러액정패널을 시험제작중인데, 이 패널은 화면 밝기를 나타내는 반사율(입사광과 출사광의 비)을 약 30%로 높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화면이 밝은 것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응답속도가 약 80ms로 길고, 컨트러스트비가 5대 1로 낮은 데다 표시할 수 있는 색상 수도 4천96정도로 극히 적다는 문제를 그대로 안고 있다.

일부업체에서는 동영상에 대응하는 반사형 액정패널 시작품을 내놓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트위스티드 네마틱(TN)액정을 사용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액정패널이 있다.

이 패널은 응답속도가 50ms로 짧기는 하지만 반사율이 약 15%로 낮기 때문에 화면이 어둡다는 결점이 있다.

이에 반해 이번에 샤프가 개발한 반사형 컬러액정패널은 이들 시작품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하며 고화질과 동영상대응을 동시에 실현하고 있다.

샤프의 신제품은 우선 응답속도가 50ms로 빨라 동영상을 자연스럽게 표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컨트러스트비도 10대 1로 높고 반사율도 약 30%로 높아 화면이 밝고 화질이 우수하다.

또한 표시할 수 있는 색상 수도 26만2천가지나 돼 액정부착형 캠코더나 노트북PC 등의 디스플레이로 손색이 없다.

이 제품은 컬러필터와 편광판을 1장 사용하는 구조로 돼 있다.

각 화소에 부가하는 전압의 온/오프(on/off)에는 TFT를 사용하는데 백과 흑의 표시는 액정재료의 굴절률을 이용하는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먼저 전압이 꺼졌을 때(off)는 백색이 표시된다. 편광판을 통과한 직선편광의 빛은 반사판을 겸한 화소전극(반사전극)에 도달하기까지 액정의 굴절성질에 의해 원(圓)편광으로 변한다. 이 빛은 화소전극에서 반사된 후 다시 액정층을 통과해 원편광에서 직선편광으로 변해 편광판을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즉 출사광의 편광면이 입사광으로부터 1백80도 회전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전압이 켜져 있을 때(on)는 흑색이 표시된다. 이 때는 액정층을 왕복해도 편광면이 90도밖에 회전할 수 없기 때문에 빛이 편광판을 통과할 수 없다.

샤프의 반사형 컬러액정패널에서 최대 핵심은 이 회사가 자체 개발한 액정재료에 있다. 이것은 투과형 TFT액정패널에 사용하는 TN액정에 비해 복굴절(複屈折)의 크기가 약 절반으로 작다는 게 특징이다.

만약 이번에 개발한 반사형 액정패널에서 TN액정을 사용하면 액정층의 두께(셀 갭)를 약 2.5미크론으로 얇게 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양산이 곤란해 진다.

그러나 샤프의 새 액정재료를 사용하면 셀 갭을 투과형 TFT액정패널과 같은 두께인 5미크론으로 할 수 있다.

이번 액정패널 개발에서 또 주목되는 것은 이 액정재료의 특성에 맞는 위상차보상(位相差補償)필름도 함께 개발해 사용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입사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변하는 액정의 굴절률 크기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보정하는 역할을 한다.

샤프는 새로 개발한 반사형 액정패널을 내년 1월부터 월 5만장규모로 양산할 방침인데 이에 앞서 선명도를 더 높이는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면 6.5인치 패널의 경우 화소 크기가 0.08x0.24mm로 사람 눈에도 보일 정도인데 이를 0.08x0.2mm정도로 가늘게 하는 작업 등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샤프는 우선 디지털 스틸 카메라용으로 2.5인치형 패널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후 개인휴대통신단말기(PDA)용 4.3인치 패널과 6.5인치형 패널, 노트북PC용 8.4인치형 패널 등으로 점차 생산품목을 늘려 나갈 계획이다.

제품 가격은 당분간 같은 화면 크기의 백라이트부착 컬러TFT액정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