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화폐시대 문여는 몬덱스 카드 (4.끝);대응전략

전자화폐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몬덱스」의 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각국의 금융기관과 세계적인 IC카드 관련업체들이 다년 간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산물이다. 따라서 몬덱스는 자연스럽게 세계각국의 금융기관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각국의 전자화폐 개발을 촉진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세계 유수 업체들이 전자화폐의 표준 채택을 둘러싸고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독자적인 화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21세기 정보화사회의 통용화폐가 될 전자화폐 개발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자화폐 개발은 이미 우리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진입해 있다. 특히 지금의 전자화폐 기술 및 유통환경은 IC카드기술의 급진전과 인터넷 이용의 보편화로 성숙단계에 접어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비춰볼 때 출발부터 뒤져있는 우리 입장에서는 전자화폐 개발 시 몇가지 대응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만 한다. 우선 세계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멀토스(MULTOS) 기반의 전자화폐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멀토스는 지금까지 나온 전자화폐기술 중 가장 현실성 있는 기반 기술인데다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들이 도입을 결정했거나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는 국제적인 호환성을 갖는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마스타카드는 멀토스를 기반으로 운용 가능한 응용서비스 중의 하나인 「몬덱스」의 발급을 위해 몬덱스코리아를 빠르면 다음달 중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또 국내 IC카드업체들이 멀토스 개발그룹인 「MAOSCO」 컨소시엄에 참여를 추진 중에 있어 멀토스 관련 기술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두번째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 한국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공동 IC카드」 프로젝트의 조기 추진을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금융권은 내년초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IC카드를 시험 발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 사항이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금융공동IC카드 개발에 참여하면서 이지엔트리라는 신용카드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비자카드가 최근 국내에 칩카드지불시스템(CCPS)을 도입키로 함에 따라 기술적인 측면에서 검토해야할 사항들이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세번째는 전자화폐연구회가 추진중인 한국형 전자화폐 개발 연구과제 결과를 토대로 전자화폐를 개발, 국내 표준으로 채택하는 방안이다. 현재 전자화폐연구회는 한양대 연구진과 업계 공동으로 IC카드 및 네트워크형 전자화폐 개발연구를 진행중이며 늦어도 올해말이면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동남은행이 이미 부산지역을 대상으로 발급하고 있는 하나로 카드와 같은 전자화폐를 국내 표준으로 채택,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전자화폐를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앞으로 발급될 전자화폐는 현재 통용되고 있는 신용카드를 비롯해 직불, 선불, 로열티카드 등을 하나의 IC카드에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전자현금의 경우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현금의 편리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네트워킹사회에 유효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능들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시스템 구축과 운용에 소요되는 비용이 예상외로 커 사회 전체적인 IC카드 인프라 구축에 어려움이 따르며 전자화폐의 이용 활성화도 보장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전자화폐 개발을 추진중인 금융권은 과거 금융제도에 익숙해져 있다. 모든 거래를 은행의 전산망을 통해 이뤄지도록 하는 전자화폐 개발을 고집하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 각국은 WTO체제 하에서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권이 기존의 구태의연한 개발방식이나 제도에 안주한다면 전자금융분야에서도 그만큼 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융권도 현재의 제도에 집착하지 말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전자화폐 개발방향의 물길을 잡아 가야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