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픽스"기술 떠오른다

디지털영상을 고속으로 표시하는 「플래시픽스(FlashPix)」기술을 인터넷 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용환경이 구축됐다.

이스트먼코닥, 후지사진필름 등 미국, 일본의 9개 업체가 지난 10월 1일 플래시픽스 기술을 인터넷 상의 디지털영상 표준기술로 채용키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플래시픽스에 대응한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콘텐츠 전송용 서버 소프트웨어 등 관련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플래시픽스는 영상을 타일처럼 자그맣게 분해하거나 복수의 해상도를 부여하는 방법으로 디지털영상 처리, 출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영상규격으로 미국의 라이브픽쳐, 코닥, 마이크로소프트, 휴렛팩커드(HP)가 주도하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웹에서 영상을 표시할 때 사용 용도에 맞춰 최적의 해상도를 갖춘 영상파일 중 필요 영역의 데이터만 빼내 표시할 수 있을 뿐아니라 고해상도의 영상데이터를 사용한 확대, 표시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디지털사진을 포스터 크기로 프린트할 경우 고해상도의 영상을, 엽서에 이용할 경우는 해상도가 낮은 영상을 각각 다운로드하면 된다.

이런 특성으로 플래시픽스는 디지털 사진의 온라인 판매나 카달로그 통신판매 등 콘텐츠 유통이나 전자상거래 분야 등에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플래시픽스의 인터넷 이용이 급속히 확대될 수 있는 길을 연 곳은 규격 주도업체인 라이브픽쳐. 이 회사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플래시픽스전용 영상표시 소프트웨어인 「플래시픽스 뷰어」를 10월 초 내놓았다.

사용자는 라이브픽쳐의 웹사이트 등을 통해 플래시픽스 뷰어를 다운로드해 두면 자신의 목적에 맞는 해상도를 지닌 데이터만을 다운로드하거나 영상을 확대, 축소해 열람할 수 있다.

라이브픽쳐는 이 플래시픽스 뷰어에 파노라마 영상을 표시하는 기능을 추가한 「플래시 비스타 뷰어」(가칭)라는 소프트웨어를 내년 3월쯤 내놓을 예정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파노라마영상을 보면서 원하는 영상을 확대, 축소표시할 수 있다.

라이브픽쳐는 또 미국 리얼네트웍스의 음성, 동영상 재생 소프트웨어인 「리얼플레이어」와 「플래시 비스타 뷰어」를 통합할 계획도 가지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파노라마영상과 플래시픽스영상의 리얼타임 전송도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용자가 웹상에서 플래시픽스 영상을 취급하기 위해선 먼저 콘텐츠 제공자가 미리 인터넷 이미지 프로토콜(IIP)을 채용한 서버에 플래시픽스 포맷으로 변환시킨 파일을 준비해둬야 한다. IIP에 대응한 최초의 서버 소프트웨어는 지난 10월 중순 라이브픽쳐가 개발해 발표한 「리얼스페이스 이미지 서버」이다. 이 서버는 플래시픽스 포맷으로 저장한 데이터 파일에서 필요 해상도를 갖춘 데이터만을 HTML 데이터로 변환해 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1.0버전에서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해상도별로 데이터를 끄집어내거나 과금도 할 수 있다.

라이프픽쳐는 이 제품 역시 내년 3월쯤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다. 2.0 버젼에는 나누어진 영상 별로 과금하는 기능이나 디지털영상의 암호화에 사용되는 「전자투과」 입력기능 등이 추가될 계획이다.

이들 영상처리 소프트웨어 및 서버 소프트웨어의 잇따른 등장으로 플래시픽스를 실제 이용하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 예로 10월 21일 열린 일본 지바의 모터쇼에서는 자동차공업진흥회가 플래시픽스 뷰어를 내장한 CD롬 10만장을 배포해 관람자들이 자동차업체들의 웹사이트에 마련돼 있는 플래시픽스 영상을 원하는 대로 확대, 축소해 볼 수 있게 했다.

캐논의 경우는 10월 말 플래시픽스를 채용한 웹사이트를 올렸는데 이를 통해 저명 사진작가의 작품을 연결해 플래시픽스 포맷에 의한 고해상도 디지털사진의 열람이나 온라인판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미국 코비스도 내년 1월 이 회사 소유주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 보유하는 디지털 사진 컬렉션 가운데 10만점을 플래시픽스의 영상으로 인터넷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