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반도체 5사는 내년 3월말로 끝나는 97회계연도의 생산, 설비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수정계획안을 잇따라 발표했다.
「日本經濟新聞」및 일본 「電波新聞」에 따르면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등 반도체5사는 반도체 시장 악화로 인해 올 하반기 반도체 생산 및 설비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이들 5개사 가운데 생산액을 하향 조정한 업체는 4개사에 이르며 설비투자비를 하향 조정한 업체도 2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주요 5사의 수정 계획은 업체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도시바 및 미쓰비시전기의 경우 생산 및 설비 계획 부문에서 서로 상반된 수정안을 내놓는 등 예년에 볼 수 없었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폭으로 당초 계획을 수정한 업체는 히타치제작소로 생산액을 당초 계획보다 1천억엔(약 11.4%) 줄인 7천8백억엔으로 조정했다. 이와 동시에 올해 설비투자비도 당초 계획보다 1백억엔 적은 1천4백억엔으로 확정했다.
주요 5사 가운데 유일하게 생산액과 설비투자비를 모두 하향 조정한 히타치의 이같은 부진은 다른 업체들에 비해 메모리 비율이 높아 D램 시황 악화의 영향이 가장 컸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 제품인 64MD램 시장 진출도 늦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 양사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수정 계획을 내놓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시바의 경우 생산액은 당초보다 4백50억엔(약 4.7%) 축소한 9천2백50억엔으로 조정했으나 설비투자비는 2백억엔 늘린 1천7백억엔으로 확정했다. 미쓰비시전기는 이와 반대로 생산액은 1백억엔 증액한 5천4백억엔으로 늘린 반면, 설비투자비는 1천50억엔으로 1백억엔 줄였다.
NEC와 후지쯔는 생산액은 각각 4백억엔씩 줄인 1만2천6백억엔과 6천1백억엔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설비투자비는 당초 계획을 그대로 확정했다.
한편 올해(97년 4월-98년 3월)중 NEC와 도시바는 각각 1천1백억엔, 1백억엔 전후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후지쯔, 미쓰비시전기, 히타치제작소 등 3개사는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