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연말 성수기 앞둔 판촉체제 돌입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비디오 게임업체들이 게임기 판촉 및 신작 소프트웨어의 대거 발표 등으로 시장을 서서히 달구고 있다.

비디오 게임기 시장은 연간 1백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어장. 여기에 게임 소프트웨어까지 합치면 규모는 엄청나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이 끼여 있는 연말은 자녀 선물용 수요 등으로 매출이 1년 중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게다가 올해는 미국 경제의 유례없는 호황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구매열기가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게임업체들은 벌써 현재 32비트 및 64비트 주력 게임기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거대 수요를 낚기 위한 총력태세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 게임기 및 소프트웨어업체인 닌텐도는 지난 여름 발매한 「골든아이 007」의 호조에 힘입어 3차원 어드벤처 게임인 「디디 콩」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10월초 미국시장에 발매한 64비트 게임기 「닌텐도64」는 이미 3백60여만개가 팔려나갔고 전용 소프트웨어도 20여 가지에 이르고 있다. 닌텐도는 나아가 올 연말까지는 종류를 40가지로 늘릴 방침이다.

지난 여름에 내놓은 골든아이 007은 닌텐도가 처음으로 영화를 각색, 제작한 것인데 현재까지 37만5천 카피가 팔려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조만간 발매할 디디 콩 소프트웨어는 이전 「돈키 콩」시리즈에 나오는 캐릭터 중 하나를 주제로 만든 것으로 다음달 24일 정식 발매될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게임 마니아들의 예약주문이 밀리고 있다.

32비트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을 만드는 소니도 연말 성수기를 고대하고 있는 업체 중 하나. 지금까지 미국에서 5백여만대의 게임기를 판매한 소니는 이를 기반으로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60종의 새로운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한다는 계획 아래 본격적인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말까지 나올 60종을 합쳐 소니의 게임 소프트웨어는 총 3백종에 이르게 된다.

이 회사는 최근에 내놓은 「NFL 게임데이 98」과 「파이널 판타지 VⅡ」가 성공을 거두자 올 매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펼치고 있다. 특히 3차원 그래픽효과를 강화한 롤 플레잉게임 「파이널 판타지」는 판매 첫주에 33만 카피가 팔려 나가는 진기록을 낳으며 현재까지 총 50만 카피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무엇보다 자사 게임이 청소년뿐 아니라 대학생들까지 즐겨 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춰 더욱 포괄적인 시장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닌텐도와 소니에 밀려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세가도 「새턴」이나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신제품을 잇따라 발표, 시장탈환에 부심하고 있다.

세가는 기존 PC게임을 각색한 「듀크 뉴켐」이나 영화를 기반으로 한 「잃어버린 세계:쥐라기 공원」 「NBA 액션 98」 등이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 이어 조만간 「소닉 R」 「퀘이크」 「월드와이드 사커 98」 등을 야심작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올 연말 게임시장은 지난 봄에 단행된 게임기 가격인하에 이어 최근 소프트웨어 가격도 내림세를 보임에 따라 수요가 더욱 촉발될 전망이다.

닌텐도가 「매든 64」나 「WCW 대 NWO」 등 주요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기존 60∼70달러에서 50∼60달러로 내렸고 소니도 가격대를 3가지로 분류해 최신작은 50달러에, 그리고 35∼40달러대 및 20∼25달러대로 낮추었다.

이와 함께 게임기의 라이프사이클이 5,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95, 96년에 32비트, 64비트 제품을 발표한 게임기업체들이 당분간 차기 제품은 내놓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게임기 구매에 좋은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미국 소비자들에게 게임기 가격은 1백50달러 정도면 적정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