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이 내년중 통신법 개정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세계 통신 시장이 큰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3일 「일본경제신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통신사업자간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2월 개정했던 연방통신법을 내년중 대폭 개정키로 방침을 정한 한편 일본 우정성 또한 통신사업자의 영업 허가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통신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美日의 이같은 움직임은 통신사업자간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요금 인하와 서비스 질의 향상을 도모키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60년만에 연방통신법을 개정한 바 있는 美의회는 내년 중에 이를 또다시 대폭 수정할 방침이다. 의회 주류파인 공화당은 내년 초 청문회를 거쳐 개정법안을 4-5가지로 정리해 상반기 중에 제출할 계획이다. 개정법안에는 접속관련법과 독점기업 요금규제법 등의 수정안은 물론 외국자본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외자 제한 철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의회의 이번 조치는 지난 2월의 법개정 후에도 지역전화, 케이블TV 등의 분야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요금규제가 완화된 틈을 타 요금인상을 강행하는 기업이 속출하는 등 부작용이 드러남에 따라 미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지난해 법개정을 통해 그동안 시내전화사업을 독점해온 주요 지역전화업체들에 대해 신규 참여업체에 대한 통신망 개방을 전제 조건으로 다른 분야 진출의 길을 열어줬다. 당시 미 정부의 의도는 시장 경쟁을 촉진시켜 서비스요금의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통신업계의 합병, 재편이 속출하면서 케이블TV의 경우 지난해 서비스요금 인상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가 넘는 10.4%를 기록하는 등 「법개정은 실패」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일본도 내년 중에 통신사업자의 업무 허가를 대폭 간소화한다. 우정성은 전화, 디지털통신 등 통신종류별로 구분돼 있는 현재의 7종 허가 구분을 폐지하고 일반용, 기업용 등 서비스 목적별로 3-4종류의 포괄적인 구분으로 재편성할 방침이다.
우정성은 이를 통해 통신업체들이 시장동향에 맞춰 통신서비스를 탄력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전화와 데이터 통신을 통합한 종합디지털통신망(ISDN) 등 급성장하고 있는 복합서비스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펼치고 있다.
우정성은 구체적인 업무 구분 방법 등과 관련해서는 향후 관련업계와 협의해 나가는 한편 사업자가 고객의 요청을 수용해 업무내용을 탄력적으로 변경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 제공할 수 있도록 영업 허가 절차를 최소한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의 전기통신사업법은 일본전신전화(NTT) 등의 통신사업자가 신규서비스를 추진할 때 업무 종류별로 허가를 받도록 규정돼 있다. 이 법이 정하고 있는 업무는 전화, 전신, 전용선, 데이터통신, 디지털데이터전송, 무선호출, 기타 등 7종류이다. 이 때문에 현행법상에서는 ISDN은 물론 NTT가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오픈 컴퓨터 네트워크(OCN)」 등 복수의 서비스를 통합하거나 당초 상정하지 않았던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 실시할 때는 허가를 새로이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