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산업, 기간 부품산업 지속 발전

【베이징=고희규 통신원】 중국의 전자기초(기간)제품 분야(부품산업)가 꾸준히 발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전자부품 수출액을 보면 63억4천4백만달러로 전년비 51.9% 증가해 사상 최고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제품생산을 예로 들면, 컬러TV 브라운관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이 1천9백51만개로 지난 92년 실적 대비 22.1% 늘었다. IC회로는 지난해 생산량이 7억5천8백만개에 달해 92년보다 무려 5백% 증가했다.

또 이 분야 진출업체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동시에 기업규모도 매출면에서 거대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매년 실시되는 대기업 선정에서 지난 91년에는 1백대 기업에 전자부품 관련 업체수가 12개였고, 이들 업체의 총매출액은 37억9천4백만元(약4천억원)에 이르렀으나 지난해에는 1백대 기업에 속한 업체수가 24개, 그 업체의 총매출액은 2백43억元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1백대 기업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업체수가 5년만에 두배나 증가했고, 매출액은 자그마치 7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전자부품 관련 거대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곳은 절강성에 있는 세계 최대 수정생산 업체다. 이 회사는 생산규모가 현재 전세계 생산의 25%나 되며, 2위 업체와는 두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IC회로에서는 5대 기간업체로 불리는 華晶, 貝嶺, 先進, 華越, 日電 등의 성장이 특히 두드러진다. 이들 5개 업체의 총매출규모는 전체의 60%에 이른다.

이밖에 일반 전자부품 분야에서도 규모가 큰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현재 매출규모가 1억元을 넘어서는 기업수는 52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자부품 관련 기업들이 크게 성장해 대기업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의 이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책을 배경으로 기업들이 규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부의 육성책을 배경으로 이 분야 진출기업이 날로 증가해 상당수 기업은 업체난립으로 크게 고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대로 이들 급증하는 기업의 관리문제를 놓고 해법찾기에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중국 정부는 전담부처인 「전자기초제품司」를 통해 여러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국가계획위원회, 경제무역위원회, 과학기술원 등에 제시한 「9.5계획」으로 그 내용은 기초제품 발전을 가속화하는 것이 골자다.

컬러TV 관련 분야에서 주목되고 있는 것은 정부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三陽을 따라 배우자」는 캠페인이다.

삼양은 錦陽, 安陽, 咸陽 3개 업체를 지칭하는 말로, 이 가운데 금양은 컬러TV 완제품 업체이지만 나머지 안양과 함양은 각각 컬러유리와 컬러TV 브라운관을 생산하는 기초제품 관련 업체다.

「삼양을 배우자」고 중국 정부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이들 삼양이 공통적으로 외국업체에서 자립하고, 제품을 국산화하는 등 각 분야의 발전에 상당히 기여해 온 모범기업이기 때문이다.

안양의 경우는 80년대 후반 일본의 시설과 기술을 발판으로 컬러유리 생산에 착수했으나 지금은 일본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나 20여개의 신제품을 독자개발해 외국제품과 대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함양도 초기에는 시설과 기술을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해 컬러TV 브라운관을 조립생산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요 시설 및 기술을 자주적으로 해결하고 있고 제품도 1백% 국산화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중국 최초의 컬러브라운관을 개발, 출시했다.

IC회로 분야에서는 정부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8인치웨이퍼에 0.5미크론의 미세가공기술을 사용해 IC회로를 생산하는 라인의 건설계획인 「華虹」이 주목된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1월 전자부 부장인 胡后立이 「909공정 화홍」의 회장으로 취임해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관심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다시한번 실감케 해 줬다.

앞으로도 중국의 전자부품 산업은 「화홍」의 완성과 「삼양정신고취」 캠페인을 발판으로 빠르게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