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용서비스를 시작으로 개인휴대통신(PCS)이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섬에 따라 이동통신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라는 양두마차가 이끌어 온 이동통신 시장이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라는 복병의 출현으로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관록을 앞세운 선발주자와 패기를 무기로한 후발주자의 진검승부가 점점 치열해지면서 이동통신시장에는 전쟁터 못지않은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PCS와 이동전화(휴대폰)는 몇가지 면에서 차이가 나지만 본질적으로는 별로 차이나지않는다는게 중론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PCS는 이동전화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하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이동전화와 PCS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우선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다.<표 참조> 이동전화는 8백MHz대역을 사용하는 반면 PCS는 1.7~1.8GHz의 고주파 대역을 사용한다.
이는 고주파 대역으로 올라갈수록 직진성이 뛰어난 반면 회절성이 반감하는 전파 특성과 관련해 서비스 측면에서 이동전화와 PCS가 약간의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즉 이동전화는 기지국당 통화반경이 상대적으로 넓으며 PCS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통화 송신율이 높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차이도 사실 미국과 같은 넓은 지역이 아닌 한국과 같은 좁은 지역에서는 별반 의미가 없다. 특히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양질의 통화 품질을 위한 첨단기술을 도입하고 PCS사업자들도 기지국 수를 늘려갈 경우 이같은 차이는 거의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또 하나의 차이는 음질을 결정하는 음성부호화 기술(보코더)이다. 이동전화는 8Kbps를 사용하는 반면 PCS는 13kbps수준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는 PCS가 이동전화 보다 음질이 63%정도 좋음을 뜻한다. 시범 서비스 기간에 뚜렷한 음질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보코더 기술의 차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 PCS도 이동전화 못지않게 실가입자 수가 늘어날 경우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이같은 기술적 차이에 의한 음질을 구분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현재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1백명의 가입자를 상대로한 서비스와 1백만명의 가입자를 상대로한 서비스를 비교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하소연은 일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PCS와 이동전화 모두 디지털 기술을 기본으로 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디지털 이동통신의 핵심은 일정 주파수로 여러명이 동시에 통화해도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교통정리」를 해주는 것이 기술의 요체다.
결국 동일한 전송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을 전제할 때 음질로 양서비스를 판단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여기에 PCS와 이동전화가 모두 고속 주행중 통화가 가능하고 음성 및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엇비슷하다.
만약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IMT-2000수준의 이동전화가 출현한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양측의 차이를 기술적으로 가르기는 힘들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이처럼 이름만 달리한 두개의 거의 같은 서비스가 하나의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으니 「이동통신시장은 총성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나도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후발주자격인 PCS 3社는 부가서비스와 요금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보다 저렴한 단말기 가격, 사용자 구미에 맞는 요금체계, 다양한 부가서비스의 도입으로 가입자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 사업자는 최근들어 수십종에 이르는 다양한 요금 체계를 제시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이 가격이 싼지 비싼지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PCS 사업자의 움직임에 대응, 이동전화 사업자도 이따라 요금체계와 부가서비스를 조정 및 강화하고 있어 이동통신시장은 초기 통화품질 전쟁에서 최근엔 요금과 부가서비스 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