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동통신전화(휴대폰) 사업자와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간에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각 이동통신대리점들은 이들 서비스 사업자를 대신해 최전선에 배치돼 가입자 확보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일선 대리점에서는 이통대리점 수가 수요시장을 이미 초과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주도권 확보경쟁 차원을 넘어서 이동통신 유통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한 생존전략 차원에서 고객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각 이동통신 대리점은 본사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에 맞춰 공동전술을 펼치는가 하면 지역대리점을 기반으로 한 권역별 판촉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대리점 자체적으로 지역 보험사와 카드사 등 타사와 연계상품을 개발하는 등 독자적인 전술까지 구사하고 있다. 휴대폰사업자 대리점과 PCS사업자 대리점들이 본사와의 협력아래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 가입자 유치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휴대폰 대리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일컬어지는 휴대폰 유통사업을 오랫동안 운영해온 휴대폰사업자 대리점들은 최근들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해 있다.
휴대폰 대리점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가입자 수 및 단말기 판매량이 올해 초에 비해 평균 20∼30% 가량씩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지난 10월 개인휴대통신(PCS)이 상용화하면서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리점별 휴대폰 가입자 및 단말기 판매량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각 휴대폰 대리점들은 이같은 시장상황 변동에 따라 갖가지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데 크게 2가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일부사업자는 PCS 이통대리점 사업으로 전환하거나 업종변경을 추진하는 경우로 현재 전 대리점의 20% 가량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대부분의 이통대리점은 기존에 확보한 휴대폰 가입자들을 기반으로 PCS대리점에 맞서 치열한 고객확보 전략을 세우고 적극적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대리점은 우선 본사에 마케팅 정책의 확대를 촉구하는 동시에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휴대폰 사업자들은 이미 지난 9월부터 PCS의 대공세에 대비해 갖가지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데, 가장 큰 비중을 두는 동시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분야중 하나가 대리점 지원정책이다.
주요대리점 지원정책으로는 전국적인 순회시연회 개최, 분실보험제 적용요건 완화, 장려금제 확대, 홍보대행 등이 있다. 각 휴대폰 대리점들은 이에 맞춰 대리점협의회를 통해 지속적으로 본사의 대리점 지원정책 확대를 촉구하고 있으며, 본사에서 판촉행사를 주최하면 예전과 달리 필요한 인력을 차출하는 등 앞다퉈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또 분실보험제 등 주로 영업지점에서 처리하는 고객민원사항까지 대리점에서 대행처리해주고 있다.
휴대폰 대리점이 추진하는 또다른 전략은 본사차원의 마케팅전략과 별도로 타상품 연계판매, 단체영업 등 본사와 별도의 새로운 유통기법을 적극 마련해 시행에 나서는 것이다.
실례로 마포의 새한텔레콤은 자체 영업사원과 별도로 기업체나 공공기관 등 단체영업을 전담할 특판팀을 새로 편성하고 필요한 5명의 인력을 추가로 배치했다. 이들 특판팀은 각 기업체의 총무부 등 구매부서를 방문해 단체가입시 다양한 할인률과 보너스상품을 제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영업에 비해 1.5배의 가입자 확보를 기할 수 있게 돼 앞으로 특판팀에 전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휴대폰 대리점은 각 PCS대리점의 공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휴대폰 사용에 익숙한 가입자들이 쉽게 PCS로 가입을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CS 대리점
개인휴대통신(PCS) 대리점은 공세의 입장에 있는 만큼 기존 휴대폰사업자 대리점에 비해 다소 느긋한 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기존 대리점에 비해 사업경험이 일천한데다 단말기 부족 등 사업전개에 앞서 해결해야 할 걸림돌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에 점차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휴대폰사업자 대리점들이 본사와 공동으로 PCS서비스 정착단계 이전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이들 대리점의 위기의식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PCS대리점의 경우 지난달 PCS상용화 시기에 맞춰 점포를 개설에 나섰지만 두달이 넘도록 고객확보 유치전에 총력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업체별로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예약가입자들을 확보한 상태이나 단말기 부족이 해소되지 않아 실가입자 확보는 미비한 상태다.
대형 대리점의 경우 연말이나 내년 초에 단말기 부족현상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예약가입자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거나 아예 판촉행사를 연기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이에 따라 PCS대리점은 우선 PCS알리기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한편 연말을 기점으로 휴대폰사업자의 대리점에 맞서 총공세를 가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이동통신기기 유통업체인 S정보통신은 지난 9월초 한솔PCS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직후 단말기 부족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 이달 초에야 매장을 개설하고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중이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목좋은 매장을 확보하기 위해 서비스 가입을 연기한 S정보통신은 매장 앞에 대형 현수막을 내거는가 하면 팸플릿을 제작해 일반에 배포하고 있다. 또 대리점 상권 내에서 장소를 이동하면서 매주 시연회를 개최하는 등 얼굴알리기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PCS대리점 사업자들은 대체적으로 대리점 경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단말기 부족이 점차 해소되고 각 대리점들의 실가입자 확보경쟁이 본격화하면 휴대폰사업자의 대리점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PCS서비스가 자체가 휴대폰서비스보다 통화품질이 우수하고 새로운 부가서비스 개발이 쉽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들의 호응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일부 PCS대리점 사업자들은 오히려 휴대폰대리점보다 PCS대리점간 경쟁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PCS이동통신 대리점 사장은 『현재 이동통신 유통시장은 실수요에 비해 과다한 대리점이 개설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각 대리점의 경쟁구도는 휴대폰사업자 대리점 대 PCS사업자 대리점의 관계라기보다는 PCS와 휴대폰 구분없는 전 이동통신대리점 간의 구도로 전환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