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평균 40∼50%의 고성장을 구가해온 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매출신장세가 올들어 뚜렷해진 경기위축의 영향으로 한풀 꺾일 전망이다. 게다가 그룹계열사 매출비중이 전년보다 다소 감소해 공공부문에 대한 덤핑입찰 등 과열경쟁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포스데이타 등 국내 주요 SI업체들의 올 매출은 전년에 비해 마이너스성장에서 최고 50%까지 늘어나는 등 업체별로 편차가 크겠지만 전반적으로 올초 계획했던 목표대비 평균 10% 정도 줄어드는 다소 부진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5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한 업체들도 영업호조를 통한 수주금액 확대가 아닌 계열사 통합을 통한 구조적인 외형키우기나 단순 장비 및 시스템오퍼 매출이 대부분이어서 올 SI업체들의 매출성장세는 사실상 평균 25∼30% 안팎의 신장세를 보이는데 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SI업계의 주매출원인 계열사들의 신규전산망 구축노력이 경기위축으로 냉각된데다 올 하반기들어서는 일부 공공프로젝트마저도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사업이 아예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시장위축 현상이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S는 96년보다 16% 증가한 8천6백50억원을 올해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국내 SI업계의 수위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매출비중은 삼성전자의 SAP R3, 삼성생명 자산운용시스템, 병원PACS 등을 수주하는 데 그쳐 전년 보다 5%정도 줄어든 65% 수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LG-EDS시스템은 지난해보다 32% 늘어난 4천50억원의 매출을 올해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매출비중은 반도체, 할부금융, 화학, 하니웰 등의 전산정보시스템 구축에도 불구하고 7% 정도 감소한 63% 정도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SI업체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고속성장세를 보이는 현대정보기술은 지난해보다 46%나 늘어난 4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전자 ERP, 중공업 IBS, 인천제철 CIM 등 계열사 수요호조와 함께 현대미디어 및 포스시스템 등의 계열사 전산업체의 통합으로 인한 외형성장이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쌍용정보통신은 30% 정도 늘어난 3천억원에 이르고 상반기 자동차를 비롯한 계열사의 해외외주 호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대우정보시스템은 하반기 수주 저조에도 불구하고 97년 전체매출은 무려 55% 늘어난 2천1백억원에 달하고 계열사 매출비중도 가장 높은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천9백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포스데이타는 올해는 의료 및 국방분야의 일부 공공분야를 제외한 신규 민간시장 개척이 거의 전무해 오히려 19% 정도 줄어든 1천6백억원의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는 시장개방을 앞둔 금융분야를 제외하고는 민간, 공공분야에서 이렇다 할 수요가 없었다』며 『이같은 분위기는 98년까지 이어져 올해 과열조짐이 뚜렷했던 공공분야에서 업체간 덤핑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