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기술의 발전으로 컴퓨터와 통신, 방송 및 가전기술이 통합되는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디지털기술로 문자, 음성, 그래픽, 동영상 등을 코드화한 메시지로 변환시켜 상호 결합, 저장, 가공한 후, 유, 무선 통신망을 통해 고속으로 전송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90년대 후반은 기술융합에 따른 「멀티미디어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시대」가 개막된 시기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터넷과 인트라넷의 폭발적 성장 및 콘텐츠산업의 발전은 이런 추세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등의 발달은 종래 별개로 인식됐던 컴퓨터와 통신의 세계를 동일하게 접근시키면서 이 분야 업체들이 상호 경쟁하며 협력하는 이른바 「경쟁적 협력」을 하도록 만들고 있다. 최근 정보기술(IT)분야에서 수많은 제휴, 협력 및 인수, 합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컴팩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등 주요 컴퓨터 관련업체들이 PC를 통해 디지털TV를 볼 수 있도록 한 PCTV를 개발하기 위해 방송 및 케이블TV업체들과 협력키로 한 것이 그 한 예다.
통신분야에서도 종래의 음성전화기술과 인터넷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 등이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스코, 스리콤, IBM 등 네트워크업체와 대형 통신장비업체간의 제휴, 협력이 활발하다.
또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업체인 MS가 MSN, MSNBC 등에의 투자를 통해 콘텐츠시장에 진출하고, 워크스테이션과 RISC칩 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특정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는 자바언어 개발로 소프트웨어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등 업체마다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기존 서비스시장과 그 주요 업체엔 커다란 위협요인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인터넷전화와 전자우편이 기존의 통신서비스를, 웹TV와 인터넷 푸시기술이 방송 및 정보제공 서비스시장을 위협하면서 기존 시장 주도업체들의 전략을 재점검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사무기기 제조업체인 제록스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한 마디로 이같은 최근의 추세를 설명하면서 기업의 사무환경도 이에 따라 크게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프린터와 스캐너, 복사기, 팩스의 기능을 한 데 통합한 복합 디지털기기들이 스탠드얼론 기기들을 대체해 나가고 있으며 디지털 카메라와 복사기 및 프린터 등의 보급확산으로 사진관련 산업도 크게 변화, 발전하고 있다는 것. 또 사무용 데스트톱 컴퓨터의 소형, 고성능화 추세도 가속화하고 있다.
가정에서도 웹TV와 스마트폰, 저가 컴퓨터 등이 보급되면서 「디지털 네트워크 가정」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등장한 네트워크 컴퓨터(NC)가 TV와 컴퓨터산업의 접근을 촉진하는 촉매역할을 할 가능성도 예견되고 있다.
IBM은 이와 관련, 『마이크로프로세서, 메모리, 대역폭, 광자기 저장장치 등 기본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무한대의 네트워킹 컴퓨팅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