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화 업체들 사이에서 원스톱 쇼핑(OneStop Shopping)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새로운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작년 연방 통신법 개정으로 장거리전화 업체와 지역전화 업체간 상호 시장진입이 허용되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원스톱 쇼핑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무기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원스톱 쇼핑은 현재 분리돼 있는 장거리, 지역전화, 케이블TV, 이동전화, 무선호출,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전 통신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가입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다. 통신법 개정 이전에는 각각의 통신시장이 엄격하게 분리돼 있었기 때문에 토털 서비스 개념이 도입될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통신법 개정 이후 시장 확대에 사활을 건 업체들의 미래 시장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원스톱 쇼핑을 실제로 하고 있는 업체는 월드컴과 GTE 2개사. 이들 두 업체는 다른 장거리전화 업체나 지역벨사보다 정부의 규제 정도가 약해 운신의 폭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어서 빠른 진출이 가능했다. 월드컴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장거리전화와 지역전화는 물론 산하 유유넷 테크놀로지를 통해 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는 월드컴은 자체 네트워크를 이용해 T1급 전용 라인으로 3개 서비스가 통합된 번들링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GTE는 월드컴의 원스톱 쇼핑 사업에는 빠져 있는 이동전화 사업까지 벌이고 있다. 29개 州에서 지역전화와 이동전화 사업을 벌이고 있는 GTE는 장거리전화 네트워크와 인터넷 회선을 확보하면서 월드컴보다 더 강화된 원스톱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GTE는 기업을 상대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광케이블 회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밖에 케이블TV 업체들이 현재 소수의 가입자들을 상대로 시험 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이동전화 사업자들도 데이터 전송과 지역전화 사업 진출보다는 디지털 개인휴대통신(PCS) 전화사업을 통해 기업들을 상대로 음성 서비스를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실이다.
월드컴의 경우 지역전화는 그 지역의 전화서비스 업체인 벨사우스사의 요금(48.30달러)보다 저렴한 45.89달러에 제공하고 있고 장거리전화는 1분당 0.1센트씩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4kbps로 제공되는 인터넷 서비스도 기존의 월 5백45달러에서 5백18달러(2년 계약 기준)로 낮아졌다. 당초 예상했던 원스톱 쇼핑의 이익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월드컴의 현재 사업은 서비스 통합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계를 갖고 있어 그 효과는 훨씬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AT&T나 MCI커뮤니케이션스 같은 주요 장거리 업체와 6개 지역벨사가 원스톱 쇼핑 사업을 전개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거리전화 업체가 이러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지역전화 사업에 진출해야 하는데 그 수준이 아직까지는 미흡하다. 통신법이 발효된 이후 AT&T는 오는 2000년까지 미국내 지역 시장의 3분의 1을 확보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지역전화 업체들의 강한 수성 노력에 가로막혀 현재 캘리포니아, 미시간 등 6개주 일부 지역에 진출하는 데 그치고 있다. MCI는 지난 해 지역전화 사업에 예상의 2배를 초과한 8억 달러를 쏟아부었으나 아직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역전화 업체들도 장거리전화 시장에 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상호접속 문제 등의 현안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 있는 등 현재 그 진출 정도가 미미하다. 게다가 원스톱 쇼핑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선 새로운 운용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구축하는 데는 최소한 2, 3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장애는 소비자들의 태도다. 조사에 따르면 통합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소비자의 37%가 지역전화 업체가 제공하는 장거리전화 서비스로 바꾸지 않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거리전화 업체가 제공하는 지역전화 서비스를 이용하겠느냐는 질문에도 대답자의 64%가 바꾸지 않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서비스를 제약하고 있는 규제와 관리시스템, 전화 업체간 협상 등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원스톱 쇼핑 서비스의 확대가 맞물려 있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향후 원스톱 쇼핑 사업에서 누가 승리자가 될 것인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