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네트워크업체의 국내 지사장들이 서로 자리가 바뀌어 채용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베이네트웍스, 어센드커뮤니케이션, 스리콤 등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이 최근 지사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경쟁업체의 지사장을 영입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베이네트웍스는 한국메지네트웍스의 박영건 전 지사장을 영입했으며 어센드커뮤니케이션은 한국베이네트웍스의 권영석 전 지사장을 채용했다. 스리콤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서 근무했던 김기석 전 이사를 한국쓰리콤의 지사장 대행으로 임명, 차기 지사장으로 발탁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자아내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이같은 「사람바꾸기 인사」의 배경. 실제로 이번에 자리를 옮긴 국내 지사장들의 교체설은 올해 중반 들어 기정사실로 굳혀진 상황이었으며 해당 지사장들 역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 3년 만에 한번씩 현지 지사장들을 교체하는 것이 외국 네트워크업체들의 관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상당히 의외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소위 「잘 나간다는」 네트워크업체의 지사장 자리를 누가 꿰찰까 궁금해했던 업계는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 해석이 분분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가장 설득력있는 분석은 인물이 없다는 것에 모아지고 있다.
국내 네트워크산업이 일천해 경험이나 지식 면에서 현재의 지사장들을 능가할 만한 인물이 더이상 없다는 해석인 셈이다. 기존 지사장들 역시 본사의 정책과 국내 기업환경의 괴리를 메우지 못해 지사설립 초기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견해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 경위야 어떻든 이번 네트워크업체들의 파격적인 인사로 국내 네트워크업계는 유례가 없는 혼전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사장들의 인맥이나 로비력이 업체의 역량을 결정하는 경우가 허다한 업계 특성상 누구보다도 그 업체의 사정에 밝은 인물이 경쟁업체의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가게 될 경우 이같은 현상은 필연이라는 분석이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