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98년 "비상경영" 체제로 돌입

지난 수년간 매년 3540%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해온 시스템통합(SI)업계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98년 사업계획」을 수립중인 국내 주요 SI업체들은 내년 경기가 당초예상 보다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매출확대를 통한 외형부풀리기 보다는 이익창출 우선의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춰 사업계획을 수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등 국내 주요SI업체들은 최근 당초 수립했던 올해대비 30% 이상의 사업계획을 수정해 1520%의 안정기조의 저성장을 추구하는 대신 수익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해 나가는 한편 일부업체의 경우 97년 정도의 매출 유지를 견지하는 선에서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마련 중이다.

이는 98년 경기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유입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분위기가 위축돼 공공수요물량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민간수요도 기업들의 긴축, 감량경영으로 당초 계획 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경기위축으로 98년에는 공공, 민간 수주물량이 줄어들어 저가입찰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내수보다 해외시장 개척을 강화해 수익성을 제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98년을 그간 성장 위주의 전략을 가다듬는 「베이스캠프」로 인식하고 내실경영을 다지는 데 주력키로 했다. SDS는 이에따라 98년 매출을 올해 보다 15%정도 늘어난 1조원 안팎으로 잡는 대신 경상이익은 1백80억원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LGEDS시스템은 그간 영업력을 집중시켜온 국책사업,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국방,의료,SOC 등 공공분야와 금융시장을 공략해 내수시장은 올해 보다 10%정도 증가시켜 견실한 성장을 유지하고 동남아시장과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나서 매출보전에 힘쓰는 한편 그룹내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장, 표준ERP 선정, 지식공유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LGEDS는 98년 매출을 올해보다 20%정도 늘어난 5천억원으로 잡고 경상이익은 40억원 늘어난 2백억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해온 현대정보기술도 내년 매출계획을 당초 35%의 고성장전략에서 최근 20%대로 수정하고 실적 위주의 경영에 초점을 맞춘 책임경영제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다. 또 기술지원 인력의 가동을 극대화하는 한편 관리 및 지원조직을 슬림화 하는등 관리의 비효율을 제거해 사업수익성을 최우선적으로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력사업을 그룹 위주에서 국방, 금융, 의료 등 공공시장과 인터넷폰, EC/CALS 등 사이버비지니스분야로 다각화 매출비중을 안정화시켜 나가 매출은 5천억원선을 달성하고 올해 적자기조를 흑자로 반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도 내년 시장이 특화전략없이는 경쟁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특화팀을 구성, 효율적인 「선택과 집중」 전략을 수립 중인데 특히 지리정보스템(GIS)와 초고속정보통신망과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원근거리통신망 시장을 집중공략할 방침이다. 또 지난해 구성한 금융특화팀을 강화해 이 시장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쌍용은 이를 통해 98년 매출을 올해 보다 22% 정도 늘어난 4천억원으로 잡고 경상이익은 80억원 정도 증가한 1백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그룹내 공통솔루션의 재사용을 통한 비요절감으로 수익위주의 경영을 전개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인력의 정예화, 투입비용의 효율성 제고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를 중심으로한 계열사의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서비스질의 향상을 위해 CALS/EC 등의 신규사업 전개를 본격화해나갈 계획이다. 98년 매출은 20%정도 늘어난 2천5백억원으로 잡고 경상이익은 7억원 정도 늘어난 38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2년전부터 추진해온 내실경영 전략을 보다 강도높게 수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인력구조조정과 철강특화 영업전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포스데이타는 이에따라 98년 매출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천6백억원으로 묶어두고 대신 경상이익을 5억원 증가한 10억원으로 늘려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98년은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별로 대안으로 모색중인 해외진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내수부문에서 올해보다 더 심한 저가입찰 등의 과당경쟁이 발생할 여지가 많아 98년은 SI업계에 최악의 한해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김경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