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국내에 공급하는 제품에 한국 관련 정보를 왜곡 표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PC통신인들이 이를 막기위한 실력행사에 나서 주목된다.
PC통신 나우누리 사용자들이 최근 미국 EA스포츠사가 베타버전으로 공개한 월드컵축구 게임 「피파 98」에 대해 자료 수정을 요구하며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가 된 「피파 98」은 한국의 프랑스월드컵 결선 진출이 확정된 지난 12일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축구팀의 전력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에 뒤지는 것으로 설정됐으며 선수명단 역시 잘못 기재돼 있어 통신인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
이 게임소프트웨어는 특히 일본의 경우 한국보다 우수한 전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냈으며 로페스 등 합류선수들까지 정확히 등록해 불만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나우누리 열린광장을 통해 이 사실을 처음 알렸던 송영훈씨는 『사실 왜곡에 대해 EA스포트사의 사과와 자료수정을 요구했다』고 밝히고 『개선되지 않을 경우 불매운동을 촉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나우누리에만 2백여명의 통신인들이 열린광장, 토론실, 스포츠게시판, 게임정보게시판 등에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의견을 개진했다. 천리안, 하이텔, 유니텔 등 다른 PC통신 사용자들도 이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피파 98」의 한국내 공급권을 갖고 있는 동서게임채널은 나우누리 게시판을 통해 『EA스포츠사에 수정을 의뢰하고 성의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번 PC통신인들의 물리적인 수단 동원은 지난해부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 외국 유명업체뿐 아니라 중소 게임업체들이 한국 관련정보를 왜곡하는 사태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 버릴 수 없다는 인식의 발로로 해석된다.
현대는 멀티미디어, PC통신, 인터넷의 시대다. 전세계인들이 멀티미디어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굳어질 가능성은 다분하다.
나우콤의 한 관계자는 『행여 있을지도 모를 정보의 왜곡을 지적하고 고치는 일에 PC통신인들뿐 아니라 전국민들이 발벗고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