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업계, DVD롬 드라이브 탑재 노트북 「상품화 시기상조」

대만 주요 PC생산업체들이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롬 드라이브 탑재 노트북 PC의 출하 일정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DVD롬 드라이브업체들을 중심으로 노트북 PC용 DVD롬 드라이브의 제조상 어려움과 수요의 불투명성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만 「工商時報」에 따르면 대만 최대 PC업체인 에이서는 내년중 노트북용 DVD롬 드라이브를 본격 생산,빠르면 내년 말부터 자사 노트북 PC에 이를 탑재할 방침이다. 또 에이서의 경쟁업체인 트윈헤드 인터내셔널은 올 연말 출하를 계획하고 있는 신형 노트북 PC의 하이엔드 모델에 일본 도시바의 2배속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하는 한편 내년 말까지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한 노트북의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만 주요 PC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내년 이후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한 노트북 PC가 급부상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이들 업체는 다른 업체들에 앞서 DVD롬 노트북을 내놓음으로써 기업이미지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 DVD롬 드라이브를 탑재한 노트북 PC를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세계에서도 도시바,마쓰시타등 소수에 불과하다.히타치제작소, 파이오니아 등도 이에 이어 계획은 발표해 놓고 있으나 아직 일정을 구체화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초기단계에서는 비교적 소규모로 생산을 시작해 시장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같은 시장 상황을 인식하고 있는 대만 DVD롬 드라이브업체들은 노트북 PC용 제품 개발에 매우 소극적이다. 대만 업체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DVD롬 드라이브를 만들어 왔으나 현재까지 데스크톱 PC용 모델만을 생산하고 있다. 그 이유로 대만업체들은 노트북 PC용의 경우 부품 조달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데다 업계가 아직 이에 대한 표준을 최종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불러 일으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만 주요 DVD롬 드라이브업체인 리트온社의 한 관계자는 『DVD롬 드라이브의 주요 시장은 아직 데스크톱 PC로, 노트북용의 양산은 부품이 안정적으로 확보되지 않는 한 위험이 너무 큰 사업』이라고 말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