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사이버 쇼핑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제품을 구매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사이버쇼핑이 불경기 시대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이버쇼핑 전문업체들이 인터넷 이용 고객들의 증가에 힘입어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사이버쇼핑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시장이 필요없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상거래와 다르다.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넷이 구성하는 가상공간 자체가 시장이고 인터넷 접속 이용자가 고객이다. 특히 제품의 가격과 기능 소개에서부터 제품의 주문, 대금결제 등에 이르기까지 매장의 모든 제품판매를 인터넷을 통해 해결해 시간과 경비, 노력을 줄일 수 있어 유통마진과 물류비용, 광고비 등이 제외된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이버 쇼핑업체들이 요즘과 같은 심각한 불황 속에서도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은 유통분야의 고질적인 병폐인 「고비용, 저효율」문제를 인터넷이란 혁신매체를 통해 「저비용, 고효율」구조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이버쇼핑 전문업체들은 하루에도 수백건씩 들어오는 제품 주문 요청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품목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고 기존 백화점을 비롯 일선 전자대리점, 창고형 할인매장 등 대형 유통점들이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등 이 시장참여를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까지 7만여개의 인터넷 홈쇼핑 사이트가 개설돼 있을 정도로 사이버쇼핑은 이제 전세계적인 혁신유통의 총아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한 생활문화 정보 사이트가 자사 회원 5백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네티즌들은 인터넷 쇼핑에 대단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5%인 4백36명이 「사이버쇼핑을 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전체의 30%인 1백44명은 「인터넷을 통해 이미 물건을 사 봤다」고 응답, 인터넷 쇼핑이 네티즌들에게 긍정적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사이버쇼핑 목록중 네티즌들이 구매의사를 보이는 물건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9%인 2백52명이 「책이나 CD」를 골랐고 19%인 97명은 각종 소품을 선택, 주로 품질이나 가격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품목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인터넷쇼핑 조사」로 볼 때 불경기 여파를 타고 적은 비용을 들여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사이버쇼핑이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제품 구매자의 인증절차와 인터넷 카드결제의 보안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 대금결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제품의 주문과 대금결제가 인터넷상에서 완전 해결되는 진정한 의미의 사이버 쇼핑시대가 정착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통신판매를 돕기 위한 보충수단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 쇼핑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보안대책을 제대로 마련해 새로운 상거래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쇼핑문화를 혁신시키는 데는 남다른 혜안이 필요하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제도적 장치이다. 사이버문화 혁신의 첫걸음은 뭐니뭐니 해도 문명의 핵심축으로 등장한 신정보 매체를 활용해 생활의 편익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과 아직 거리가 있기는 해도 관련 정보기술은 우리 주변에 널리 보급되어 있다. 사이버 쇼핑을 사회에 접목시키는 것은 기술발전이나 하드웨어 보급 및 통신 기반 구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보사회에 걸맞은 문화적 토양과 조직적 기반이 필요하다. 정부와 업계, 그리고 소비자가 다함께 사이버 쇼핑의 토착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