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해외진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주요 SI업체들은 경기위축과 최근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 태풍의 영향으로 국내 공공, 민간 수주물량이 축소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응한 매출보전을 위해 그간 물밑에서 추진해왔던 해외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대우정보시스템, 코오롱정보통신, 포스데이타, 기아정보시스템 등 대다수 중대형 SI업체들이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으로 계열사 동반진출과 함께 현지법인이나 합작기업 형태의 해외시장 개척을 중점사업으로 추진, 해외 매출비중을 전체의 3∼8%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98년은 사실상 SI업계의 해외진출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처럼 SI업체들이 해외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향후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위해서는 해외시장 개척 등 시장다변화가 필수적인데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제고효과도 적지 않아 단기적인 활로 모색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삼성SDS는 98년을 「대외사업 강화의 해」로 정하고 해외시장 주력사업을 금융, 지리정보시스템(GIS), 국방, 교육 등으로 세분화해 분야별로 다양한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현지시장여건에 맞는 차별적 전략을 수립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최근 협력계약을 체결한 MS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중소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표준형 ERP를 주력상품으로 개발해 미국과 동남아지역 공략에 나서 해외 매출비중을 내년에 3∼4% 수준으로 확대하고 2005년까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LGEDS시스템도 해외 유수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동남아지역의 공공시장을 중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지난해 하반기에 설립한 북경 현지사무소를 중심으로 중국시장 개척에 나서고 98년초에 미국 뉴저지와 영국, 동남아 지역에도 현지지사를 개설할 예정이다.
올해 스코틀랜드에 유럽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남아공화국과 브라질에 약 6천만달러 규모의 유통정보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활발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현대정보기술은 내년에는 중국에 현지법인을, 인도에는 R&D센터를 각각 설비해 동남아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쌍용정보통신은 해외지사와 함께 중국를 중심으로 동남아지역의 GIS, 통신자동화 부문 공공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아래 최근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현지 유력 SI업체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는 한편 내년에는 인트라넷 그룹웨어 「사이버오피스」의 일본수출도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대우정보시스템과 코오롱정보통신은 일차적으로 그룹해외사업장을 기반으로 한 현지 수주물량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우정보시스템은 폴란드지역 합작 자동차공장에 조립라인 자동화시스템 및 ERP시스템을 구축하고 멕시코 및 프랑스 대우전자 합작공장에 각각 전산시스템과 생산정보관리시스템을 구축, 해외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주)코오롱 인도네시아 필름공장의 MIS 구축물량을 수주했던 코오롱정보통신은 98년에는 코오롱상사를 중심으로한 해외지사망을 활용해 중국, 인도 등의 동남아지역 공략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포스테이타와 기아정보시스템은 전문기술을 앞세워 해외의 특회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상반기 이집트에 지문감식기술을 기반으로 과학수사시스템을 구축한 기아정보시스템은 내년에는 2차 과학수사시스템 수주 확보는 물론 터어키 일리스그룹의 자동차생산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기아는 자사의 특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마케팅은 현지업체가 추진하는 전략적 제휴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철강분야의 특화시장 장악을 노리는 포스데이타는 올해 이집트 아르코사, 인도네시아 피크사 등 1백억원 규모의 해외수주물량 확보에 이어 내년에는 인도네시아와 인도지역에 독자적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철강부문의 패키지상품을 개발해 동남아시장을 장악해나가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국내유력 SI업체들의 해외시장개척 노력으로 내년에는 해외시장 비중이 대형업체의 경우 전체매출의 3∼5%, 중견업체들은 5∼8% 정도에 이를 정도로 주력 매출분야로 자리잡아나갈 것』이라고 전망하며 특히 현지에서 활동중인 그룹사 수주물량 중심에서 벗어나 특화기술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할 경우 해외시장 조기 매출확대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