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인터넷 쇼핑

【시카고=이정태 통신원】 인터넷 쇼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의 성장과 더불어 전자 상거래가 본격화하면서 시작된 인터넷 쇼핑이 올해 들어 한층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업체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올해 인터넷에서 결제된 대금 총액이 40억~6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도 올해 인터넷으로 거래된 상품 판매 총액이 지난해의 2배인 24억 달러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면서 『올해가 온라인 상거래 부문의 분수령이 됐다』고 주장한다.

물론 인터넷을 이용한 상품의 판매는 아직 초보단계에 불과해 전체 상품구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 정도다. 게다가 아직도 많은 쇼핑객들이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지고, 집으로 직접 배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80년대 초 케이블TV에 홈쇼핑 채널이 생겼을 때 모든 사람들이 TV를 통해 물건을 구입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던 예를 들면서 앞으로 적어도 20년간은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추수감사절에 소비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인터넷 상점들은 이번 겨울이 인터넷 상거래에 대해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상거래는 아직 개선할 점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 가입자의 78%는 그냥 보고 즐기기만 한다. 12% 정도만 실제로 물건을 살 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더많은 윈도 쇼핑객들을 실제 구매자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는 온라인 업체 아메리칸 온라인(AOL)의 웬디 브라운 전자상거래 담당 부사장의 지적처럼 온라인 이용자들을 실제 구매자로 전환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그러나 어쨌든 인터넷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그 중요성을 계속 확대시켜왔다. 미국 가정내 PC의 2~3%는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 제품이다. 델컴퓨터의 경우 웹을 통해 하루에 3백만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는 8개월 전에 비해 3배 정도 늘어난 액수다.

인터넷 쇼핑은 PC관련 품목뿐 아니라 항공권, 책, 콤팩트디스크(CD)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꽃배달 서비스의 10%가 인터넷으로 이루어졌다. 의류품목 관련업체인 GAP사는 웹에다 자신들의 사이트를 만들어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상하의를 맞추어 입을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은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정가의 40%를 할인해 준다.

회계법인인 에른스트 앤드 영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상품을 구입할 경우 일반 시장에서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이같은 할인혜택은 물론 모든 인터넷 구매자들이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게다가 아직도 불완전한 시스템 때문에 실망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많다. 인터넷을 이용해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구입과정이 너무 느리고 복잡하다는 데 있다. 모뎀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또한 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아직 제대로 꾸며져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CUC인터내셔널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스코트 멜란드씨는 『인터넷 상거래에서는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CUC는 접속속도를 높이기 위해 화려한 그래픽들을 제거했다. 아직도 일부 주요 기업들은 인터넷 상거래 부문 진입을 꺼리고 있다. 홈쇼핑 채널에 대한 쓰라린 경험과 초기 온라인 서비스를 위해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는 점이 그 배경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 일찌감치 뛰어든 아마존은 올해 3, 4분기에 3천8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려 2, 4분기보다 32%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미국 최대의 소매 체인인 월마트와 시어스도 인터넷에 자신들의 시장을 열었다.

이제 전문가들은 인터넷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그 성장속도에 대해서만 이견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