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가입자망(WLL)용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유선통신 4사의 주파수 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3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 데이콤,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등 유선통신4사는 가입자선로 고도화에 필수적인 무선가입자망(WLL:Wireless Local Loop)용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논리싸움과 정부를 상대로 로비에 나섰다.
정부가 정해놓은 WLL용 주파수는 2.3㎓대역에서 총 30㎒폭으로 이 가운데 한국통신에 10㎒, 데이콤에 5㎒가 이미 할당된 상태여서 남아 있는 주파수는 15㎒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제2시내전화사업자인 하나로통신이 20폭의 주파수 할당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선데다 데이콤도 5㎒를 추가한 10㎒ 할당을, 온세통신도 5㎒ 할당을 각각 요구하고 있어 최소 10㎒ 폭의 주파수가 모자라는 상태다.
하나로통신은 『한국통신의 경우 WLL이 기존 유선망의 보완재에 불과하지만 하나로통신은 새로 시내전화망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최대한의 주파수 사용이 보장돼야 한다』며 20㎒ 할당을 주장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특히 WLL은 가입자망이기 때문에 시외전화사업자에 주파수 할당은 불필요하다는 논리로 데이콤과 온세통신에 대한 주파수 할당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데이콤이 이미 할당받은 5㎒ 주파수의 반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콤은 고속인터넷,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을 위해 10㎒폭의 주파수가 필요하며 주파수가 모자란다면 온세통신과의 공동사용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세통신은 정부가 지난 4월에 정한 원칙을 지켜 자사에 5㎒의 주파수를 조속히 할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정통부가 지난 4월 WLL주파수를 할당하면서 정한 원칙은 「시내전화사업자에는 10㎒, 시외전화사업자에는 5㎒폭을 각각 할당한다」는 것으로 이 원칙을 따르면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이 10㎒폭과 5㎒폭을 각각 받게 된다.
그러나 이미 10㎒를 사용하고 있는 한국통신은 주파수 쟁탈전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정부가 공정한 주파수 배분원칙을 지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고 『26㎓대역의 광대역 WLL(B-WLL)주파수도 남아있는만큼 B-WLL 기술개발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의 주파수 확보전이 치열해지자 주무부처인 정통부도 공정한 배분원칙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정통부 김창곤 전파방송관리국장은 『시내전화 10㎒, 시외전화 5㎒는 WLL주파수 배분의 기본원칙』이라고 전제하고 『사업자들의 요구를 모두 다 받아들일 수 없어 합리적인 배분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내년 1월까지는 주파수 할당을 모두 끝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데이콤과 데이콤이 대주주인 하나로통신이 각각 주파수를 할당받을 경우 발생할 한국통신과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김 국장은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은 별개 회사로 본다』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