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제32회 도쿄모터쇼」에는 새 기능을 부가한 차량자동항법시스템(CNS:Car Navigation System)이 대거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 새 CNS에서 나타난 특징은 새 기능이 외부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네트워크화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 도요타자동차, 혼다기연공업 등 자동차업체와 소니, 마쓰시타통신공업, 알파인, 덴소, 후지쯔덴 등 CNS 전문업체들이 전시한 것은 네트워크 대응 CNS다.
관련업체들이 일부 선진국에서 자동차의 필수 장착품으로 자리잡아가는 CNS의 보급 확대를 겨냥해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인터넷 접속 등 네트워크 대응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네트워크 대응 CNS는 휴대전화를 사용해 전용 정보센터나 웹사이트에 접속, 기존 CNS에서는 불가능한 이벤트 안내나 주차장 상황 등 리얼타임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또 CNS에 내장한 CD롬이나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롬의 지도정보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의 위치정보를 결합해 화면에 표시할 수 있다. CNS를 네트워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은 자동차업체를 중심으로 이미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이미 CNS 네트워크서비스에 착수한 도요타자동차. 이 회사는 마쓰시타전기산업, 후지쯔 등과 공동으로 이 달 1일 CNS용 네트워크서비스 「MONET」의 가동에 들어갔다.
이 MONET에서는 NHK가 제공하는 뉴스정보를 비롯해 주차장, 식당안내 등 엄선된 정보가 제공되는데, 인터넷을 통한 전자우편도 송수신할 수 있다.
사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메뉴에서 선택만 하면 CNS가 자동적으로 센터에 접속해 데이터를 수신할 수 있고, 음성읽기 기능을 사용하면 운전중에도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도요타는 당분간은 자사제 자동차만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점차 규격을 개방해 다른 자동차업체의 차량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혼다기연공업은 내년 1월부터 실험적으로 네트워크서비스 「인터내비」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PC카드를 사용해 PC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PC에서 작성한 지도 등도 CNS를 통해 볼 수 있다. 이것은 또 도요타자동차의 서비스와는 달리 가족이나 사무실과 차량을 연결하는 정보네트워크를 구축해 차량의 이용가치를 한층 높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특히 혼다기연공업은 이 서비스에서 네트워크기능의 범용성을 중시해 도요타자동차가 데이터 송수신에 독자적인 프로토콜을 채용한 데 대해 인터넷 프로토콜 TCP/IP를 채용한다. 따라서 독자적인 웹브라우저를 사용해 전용 웹사이트로부터 이벤트나 기상정보 등을 수신할 수 있다. 또 수신한 데이터는 내비게이션시스템과 연계해 경로검색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물론 이 웹사이트는 PC로도 열람할 수 있다.
혼다기연공업은 이 인터내비를 빠르면 내년 4월 본 서비스로 이행할 방침인데, 알파인이나 스미토모전기공업 등 CNS 전문업체를 비롯해 콘텐츠 제공업체에 참여를 요청해 다른 자동차업체의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밖에 닛산자동차도 CNS용으로 네트워크를 사용한 정보제공서비스를 검토중인데, 올해 안에 서비스 개요를 확정할 방침이다.
CNS 전문업체들도 CNS의 네트워크 대응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후발업체인 알파인의 경우 혼다기연공업의 인터내비에 대응하는 한편 혼다정보센터로부터 얻은 정보를 토대로 지정된 장소나 건물에 대한 상세한 경로검색이 가능한 기능을 추가한 CNS를 준비중이다.
한편 자동차업체와는 다른 규격을 채용하는 CNS업체도 등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기업은 후발주자인 소니다.
소니는 이 달 중순 TCP/IP를 사용한 네트워크 대응 CNS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독자의 웹브라우저를 탑재해 인터넷 상의 웹페이지를 열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니의 규격 차별화 전략은 후발업체로서 자동차업체의 간섭을 받지 않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CNS를 네트워크와 연계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함으로써 지금까지 단순히 도로 안내자 역할을 해온 CNS는 앞으로 「움직이는 멀티미디어 기지」로 중요성이 더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