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통신통합(CTI)시장 IMF 한파 "무풍지대"

「CTI업계에 불황은 없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체제가 본격 가동되는 등 심각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무풍지대가 존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컴퓨터와 통신을 결합해 콜센터, 폰뱅킹, 고객만족센터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CTI시스템 업계는 최근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장 창출을 위한 본격적인 세겨루기에 나서고 있는 것.

이들 업체는 내년 목표매출액을 올해 보다 40∼50% 이상 높게 잡고 시장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전열정비에 나서는 등 IMF 여파로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다른 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같이 CTI업체들이 불황기에도 꿋꿋하게 견뎌낼 수 있는 이유는 일반기업체들이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

즉 이들 업체가 주력 품목으로 내세우는 CTI기술을 통한 콜센터 솔루션이 인원감소를 통해 비용절감을 이룰 수 있고 적은 인원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등 기업들의 생산성 증가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CTI시장이 이제 막 무르익기 시작한 단계여서 시장전망이 밝으며 초기시장 진입 또한 수월한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를 입증하듯 그동안 통신사업자와 금융권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CTI시장이 최근 IMF의 여파로 비상이 걸리면서 일반 기업체들까지도 잇따라 제안서를 요청하는 등 CTI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다.

업계에서는 CTI시장이 올해 사설 교환기(PBX), 팩스 및 음성사서함 시스템(FMS/VMS) 등 하드웨어 시장을 포함해 8백억∼9백억원 규모를 형성한 데 이어 내년에도 1백% 이상 성장된 2천억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TI솔루션 전문업체인 오성정보통신 조충희 사장은 『최근 경기불황의 여파로 내년 CTI시장 또한 뚜껑을 열어 봐야 알겠지만 CTI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고객서비스 증진, 자동화된 업무처리, 일관된 업무흐름 유지, 업무처리 비용감소 등 여러가지 이점이 있어 우선은 시장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최근 같은 불황기에 CTI업계만은 별천지 세상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의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CTI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CTI시장 경쟁구도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는 약 30개 정도로 예측되며 이는 크게 세군으로 나누어 저마다 군침도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열 정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한화정보통신 등 PBX/VMS/FMS 등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CTI솔루션에 접근하고 있는 업체들은 자사가 갖고 있는 교환기 기술과 노하우를 중심으로 CTI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교환기 등을 통한 하드웨어 접근으로 다양한 CTI관련 애플리케이션 활용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CTI분야 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각오로 새로운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쌍용정보통신, 기아정보시스템, 데이콤시스템테크놀로지 등 시스템통합(SI)업체들도 중소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별도 CTI팀을 구성하는 등 내년도 CTI시장 탈환을 위해 타업체와 세겨루기가 한창이다.

삼보정보통신, 오성정보통신, 카티정보, 로커스 등 CTI전문 솔루션 업체임을 자임하는 업체들도 회사 규모는 비록 작지만 그동안 상용화된 CTI기술력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내년도에는 절대 우위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기술 그리고 이와 연계된 애플리케이션 기술 등 CTI와 관련된 통합된 기술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전문 솔루션업체임을 내세워 시장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불황에도 확대일로에 있는 CTI분야에서 과연 어느 업체군이 치열한 세겨루기를 통해 CTI분야의 강자로 부상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