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신서비스업체의 매출신장 의미

올해 우리나라 4대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매출액이 10조원을 훨씬 넘어 12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관련업계가 잠정 추계한 한국통신, 데이콤,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 4대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약 20% 증가한 12조원에 이를 전망이라는데 이같은 매출규모나 매출증가률은 올해 대부분의 업종이 최악의 경기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에 비춰 볼때 놀랄만한 실적이 아닐 수 없다.

통신서비스 업체별 매출액 추정치를 보면 한국통신이 전년대비 6.2% 증가한 7조4천3백36억원, 데이콤이 6.3% 늘어난 6천6백억원, SK텔레콤이 약 30% 증가한 3조4천7백억원, 신세기통신이 전년대비 3배이상 늘어난 5천억원 등으로 돼 있다.

올해 대부분의 전자업체들이 경기침체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거나 겨우 전년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이같은 매출신장은 여러가지 면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것이다.

물론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이같은 놀라운 매출신장을 달성하게 된 것은 서비스업체들의 피눈물나는 노력을 우선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부의 통신의 인프라 조기구축 추진, 각종 통신서비스 요금의 인하, 경쟁체제를 통한 국민들의 통신서비스 이용률 제고등의 대외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개인휴대통신(PCS)의 본격적인 상용서비스 개시로 고품질의 통신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사업이 안정권에 접어든 것도 통신서비스 업체의 매출신장에 큰 몫을 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기업의 부풀리기 경영이 문제가 되고 있듯이 통신서비스 업체들도 이제는 매출확대 위주의 경영보다는 수익성제고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더욱이 통신서비스업체들로선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이를 위한 대대적인 시설투자가 시급한 실정이라는 점에서 매출확대 못지않게 수익성 제고가 보다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통신 서비스업체들의 수익성은 올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시설투자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해 예상되는 당기 수익이 1천1백81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줄어들 전망이며 신세기통신의 적자규모는 지난해보다도 늘어난 2천억원선에 달할 전망이라고 한다. 한국통신과 데이콤도 차이는 있지만 순이익이 지난해 수준이거나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출확대가 이루어졌다지만 사업자간의 치열한 경쟁과 이로 인한 과다한 시설투자와 마케팅 투자비 증가, 금융비용 증가 등이 적자요인을 발생시킨 것이다.

통신서비스 업체들의 매출증대는 곧 국내 통신시장의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통신서비스 사업이 어느정도 안정궤도에 올랐다는 뜻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막대한 시설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통신서비스 업체들로선 매출확대를 위한 경쟁보다는 수익성제고를 통한 내실경영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하여 통신서비스의 품질개선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IMF시대를 맞아 외국업체들의 한국진출이 늘어 날 것이며 또 최근의 불황으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위축되면서 일반인들의 서비스가입 유치는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서 매출확대에만 연연해 분에 넘치는 마케팅비를 투자한다면 서비스업체들이 다같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거니와 통신서비스업체들은 과다한 고객유치 경쟁이나 시설투자, 불필요한 서비스개발 경쟁 등 비효율적인 분야의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 단순한 매출확대 경쟁보다는 서비스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 질좋은 서비스는 곧 수익성 제고의 지름길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