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가격은 과연 내려갈까」.
삼성전자, LG정보통신 등 PCS제품 공급사들이 내년 공급할 단말기 가격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당초 예상대로라면 단말기 공급확대로 인하요인이 발생했으나 최근 원화의 평가절하로 주요 원자재 수입가격이 폭등해 오히려 단말기 가격을 올려야할 난감한 처지에 빠진 것이다.
이들 PCS제조사들이 올해 말까지 공급할 물량은 삼성전자 80만대, LG정보통신 70만대, 현대전자 10만대 등 대략 1백60만대 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PCS서비스 예약가입자 3백만명을 감안할 때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 가격인하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내년에는 이같은 공급물량이 대폭 늘어나 최소 3백만대 이상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공급확대에 따른 단말기 가격인하요인은 충분히 발생한 셈이다.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단위당 가공비가 대폭 줄어들어 자연 가격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대량구매에 따른 부품수입가의 하락에다 경쟁부품사의 잇단 출연 등으로 관련 부품가격이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어 인하폭이 상당한 편이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해 1백달러선에서 수입됐던 MSM(Mobile Station Modem)칩, BBA(Base Band ASIC)칩이 최근들어 60달러대로 뚝 떨어져 국내에 들어오고 있어 제조사들로서는 가격인하의 여유가 상당한 편이다.
따라서 이같은 요인들을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내년 제조사들이 사업자들에게 공급하는 PCS 단말기가격은 지금보다 대략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달러가치의 급상승이 단말기 가격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당초 내년 환율을 1달러당 9백50원 정도로 예상해 수급을 맞춰 왔으나 최근 상황 반전에 따라 1천2백원대에 머물 경우 줄잡아 대당 8만원 정도를 더 올려야 하는 난감한 처지라는 게 공급자의 설명이다.
PCS단말기 가운데 수입원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제조사들마다 약간씩은 차이가 나나 대략 70% 정도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휴대폰의 60% 정도 보다 오히려 수입원자재의 채용비율이 높아 원화절하가 제품에 미치는 영향이 더 심각한 실정이다.
제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PCS 공급물량 확대로 인하요인이 발생해 내년부터는 공급가를 다소 내릴 예정이었으나 원화절하가 이를 모두 상쇄해 인하요인보다는 인상요인이 더 많아 현재로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PCS제조사들은 가격을 내리기 위해 국산화 대체, 부품 수입선 다변화 등 비상대책을 마련해 원가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말기에 들어가는 4백여개의 부품중 당장 국산품으로 대체가 가능한 액정표시장치(LCD), 윈도 등을 국내 업체의 제품으로 구입선을 전환하고 수입부품도 다변화를 통해 가격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일례로 1셀배터리의 적정 전압을 유지해 주는 DC/DC컨버터의 경우 그간 미국의 맥심사가 전량 독점 공급했으나 최근들어 필립스 등 2,3개 업체가 생산을 개시함에 따라 국내 제조사들이 수입선을 바꿔 구매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PCS 공급물량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공급가 인하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나 원화절하가 이를 잠식해 내년에도 단말기 공급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위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