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프레임 네트워크 부활

「프레임 네트워크의 부활.」

그동안 비동기전송방식(ATM)의 그림자에 가렸던 프레임 기반의 네트워크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이 국내에 소개돼 네트워크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테스트, 인증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미국 톨리그룹의 케빈톨리 회장이 최근 IEEE위원회가 발간한 잡지 「인터넷컴퓨팅」를 통해 『프레임 네트워크가 ATM의 등장으로 쇠퇴의 길을 걸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국내 네트워크업계가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이같은 내용의 기고문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그 주체가 공정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고 있는 톨리그룹의 회장이라는 점 때문이다. 업계는 프레임 네트워크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한 톨리 회장의 주장이 기가비트이더넷과 ATM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네트워크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프레임 기반의 네트워크란 데이터를 프레임이라는 규격화된 틀로 재단, 전송하는 네트워크. 이더넷 계열 네트워크와 토큰링 네트워크가 이에 해당한다.

톨리 회장은 기고문에서 『셀 기반의 ATM이 지배적인 네트워크기술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됐으나 실제는 그 반대』라며 프레임 네트워크 지향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데스크톱, 서버, 백본 등 네트워크 전분야에 걸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ATM이 각종 난제로 인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반면 ATM은 몇몇 네트워크에서 스위치와 스위치를 연결하거나 통신사업자의 고대역을 만족시키는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톨리 회장은 우선 고대역폭 제공, 고속의 전송속도, 데이터, 음성, 비디오 통합, 멀티미디어 전송 및 LAN 어플리케이션 지원 등 ATM의 장점을 충분히 인정하는 태도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TM은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프레임 네트워크에 비해 복잡하다는 단점 때문에 네트워크, 특히 근거리통신망(LAN)의 백본에 채용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ATM에서 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부족도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톨리 회장에 따르면 ATM은 초기에 대용량 서버를 네트워크에 접속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다. 네트워크에 접속되는 서버가 많지 않았을 때 그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서버의 수가 많아짐에 따라 네트워크 수요자는 ATM을 구축하는 데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ATM의 효용을 부정했다.

그는 이어 고속이더넷의 활성화와 기가비트이더넷의 출현은 ATM의 이같은 단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가비트이더넷의 경우 특히 서버와 네트워크 접속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톨리 회장은 이와 함께 기존 프레임 네트워크를 ATM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LAN에뮬레이션의 경우 1백55Mbps급 ATM에서 1백35Mbps의 속도만이 제공되는 반면 구현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ATM의 단점을 정면으로 꼬집었다.

또 ATM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멀티미디어 데이터 전송기능 역시 이더넷 계열 네트워크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ATM은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는 데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는 애플리케이션의 부족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네트워크업체들은 ATM만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실패했으며 그에 따른 부대비용과 복잡성을 감수해야 하는 상태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데이터 전송속도의 제한으로 ATM으로 이전이 요구되는 토큰링의 경우 최근 IEEE 802.5위원회가 1백Mbps급과 1GMbps급 표준을 제정키로 함에 따라 ATM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