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처제도 고생 많았지?』
김지호 실장은 의자에서 일어나 지친 듯한 표정으로 현미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전산망이 끊겨 업무에 차질이 많았지?』
『예, 어제부터 온라인이 끊겨 아무것도 못했어요.』
『언니도 집에 들어가지 못했을 텐데, 집에 아이들은 별일 없었지?』
『별일 없었어요. 언니한테도 몇번 전화 왔었어요.』
『응, 위성에도 문제가 있었어.』
『형부, 이제 사고처리는 다 되어가나요? 너무 큰 사고라서 힘드시겠어요.』
『회선을 절체해서 일반적인 통화에는 문제가 없게 되었어. 이제 이 부근의 일반전화만 연결되면 일단 통신망에는 문제가 없을 거야.』
『참, 저는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죽어서 거기 갔다오는 길이에요.』
『죽어? 어떤 직원이∥』
『어제까지 같이 근무하던 직원이에요. 오늘 출근을 안해서 찾아가보니 죽어 있었어요.』
『갑자기 죽었어?』
『네, 어제 늦게 같이 퇴근했는데, 죽어 있었어요.』
『사는 곳이 어디였는데?』
『바로 저기예요. 창연 오피스텔.』
현미는 형부인 김지호 실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계면쩍게 서 있는 조 반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참, 형부. 이번에 죽은 직원의 사건을 맡은 형사님이에요.』
김지호 실장은 조 반장과 어설프게, 하지만 서로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나눴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수고한다는 말과 계속 수고하자는 말끝에 김지호 실장이 조 반장에게 물었다.
『어제 저녁 발생한 맨홀 화재사건도 같은 팀에서 담당하시나요?』
『그렇습니다. 같은 팀에서 담당합니다. 왜 그러시지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발생한 맨홀화재를 비롯한 통신대란에 조금 이상한 점이 있어서요.』
『이상한 점이요? 맨홀화재는 수중모터의 분전반 과열로 인한 화재라고 공식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네, 저도 발화지점에까지 들어가서 현장검증을 했지만, 공식적인 발표와는 달리 이번 화재사건에서는 인위성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한꺼번에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만, 여러 곳에서 인위적인 면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인위적이라는 말씀이신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