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특집Ⅱ-21세기를 준비한다] 꿈의 통신 「IMT 2000」

새로운 밀레니엄에서는 모든 제약의 벽을 허문 채 유통되는 정보 가운데 무엇을 생산, 선택하고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부의 축적도 나아가서는 국가의 경쟁력이 달라지게 된다. 인류의 삶과 역사 자체가 정보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같은 패러다임을 가능케 하는 것은 네트워크다. 시간과 공간을 점이 아닌 선으로 엮어내는 네트워크의 고속도로를 정보라는 자동차가 달리는 것이다. 네트워크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컴퓨터, 통신 부문일 수도 있고 유무선 통신망일 수도 있다. 네트워크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인프라이고 그래서 미국은 이를 준비하기 위한 정보고속도로(슈퍼하이웨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면 뉴욕에 비가 내린다」는 카오스 이론은 정보,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현실이 된다. 노트북이 됐든 통신 단말기가 됐든 새로운 천년에서 인류는 「작은 우주」를 늘 손에 들고 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 우주는 물론 네트워크의 고속도로 위에 있다. 우리 정부와 업계가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비, 추진하고 있는 인프라는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과 IMT-2000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하나는 국내 유무선통신 인프라의 확보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 차원의 통신인프라 건설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천년, 우리의 미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되고 있음은 물론 기업, 나아가서는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고 있다.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IMT 2000에 대한 논의가 활기를 띠고 있다. 개인휴대통신(PCS)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하면서 PCS의 뒤를 이을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한 열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 개인통신기 통합 현재 PCS 후계자로는 이른바 전세계에 보급돼 있는 이동통신서비스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는 IMT 2000이 지목되고 있다. IMT는 InternationalMobileTelecommunication의 약어로 이는 범세계이동통신을 말한다. IMT 2000은 당초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을 의미하는 FPLMTS(Future Public Land Mobile Telecommunication System)에서 시작됐다.

현재 유선통신망은 일반전화망(PSTN)과 종합정보통신망(ISDN)을 거쳐 비동기전송방식(ATM)의 광대역 종합정보통신망(B-ISDN)으로 진화되고 있다.

또한 무선망도 음성급 서비스 위주의 디지털 휴대폰과 개인휴대통신(PCS)을 거쳐 고속데이터, 패킷, 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IMT 2000망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통신업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IMT 2000은 정보대역폭의 가변성과 핸드오버 등 효율적인 이동성 처리를 위해 무선부문의 각종 소요기술 개발을 통해 유선과 동등한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사용하면서 단말기의 이동성을 무한대로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FPLMTS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78년 국제통신연합(ITU-R)이 연구과제 39-8을 채택하면서부터다.

이동통신시스템을 기술개발단계에 따라 구분해 아날로그 셀룰러를 1세대, 디지털 셀룰러를 2세대라고 할 때 제3세대 이동통신시스템으로 지칭되는 것이 IMT 2000이다.

국내에서 서비스가 개시중인 PCS는 2.5세대쯤에 해당된다. 현재까지 개발한 무선통신서비스는 서비스마다 시스템이 서로 다르고 같은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나라별로 표준 및 주파수 대역이 다르게 설정돼 있으나 IMT 2000은 이러한 다양한 무선 개인통신시스템을 통합해 하나의 망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TU-R는 세계적인 표준에 의한 이동통신시스템을 제정한다는 취지로 IMT 2000에 대한 연구를 78년 시작한 이래 85년부터 작업반을 편성함으로써 본격적인 표준화 작업에 나섰다. 이같은 작업의 결과로 세계 공통의 주파수 대역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92년 세계무선주관청회의(WARC-92)에서는 2대역에 총 2백30㎒를 IMT 2000대역으로 결정했다. ITU-R는 내년까지 IMT 2000에 올해말까지 모든 권고를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IMT 2000은 결국 이동통신서비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PCS가 개인의 이동성 극대화를 추구한다면 IMT 2000은 단말기의 이동성 극대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 IMT 2000이 PCS와 다른 것은 PCS가 기존 기술을 이용, 우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스템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라면 IMT 2000은 최종목표를 설정해놓고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IMT 2000이라는 개념에는 이동통신서비스가 추구할 수 있는 모든 꿈들이 소화돼 있다. 음성, 비음성, 무선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가 하나의 단말기로 통합되는 것은 물론 음성품질도 고정통신망 수준으로 제공된다.

보행자용 휴대전화에서부터 차량용 전화에 이르기까지 단말기의 다양성을 수용함은 물론 위성이동통신(GMPCS), 공중전화망(PSTN), 종합정보통신망(ISDN) 등 망의 다양성도 수용한다.

망과 망 사이의 로밍은 물론 전세계 어디에서나 통화할 수 있는 국제로밍도 당연히 제공되며 땅, 바다, 공중 어느 곳에서든지 서비스가 제공된다. IMT 2000단말기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도 음성전화를 비롯해 텔렉스, 무선호출, 전자우편, 데이터통신, 비디오텍스, 영상전화, 위치정보 등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망라하고 있다.

국가별 추진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은 기본적으로 PCS시스템을 진화시켜 IMT 2000시스템을 구현한다는 전략이며 CDG(CDMA Development Group:모토롤러, 루슨트테크놀로지, 퀄컴, 노텔 등)를 중심으로 동기식 광대역 CDMA(W-CDMA)로 표준화를 추진중이다.

CDMA방식 추진 유럽은 통신과 환경을 포함하는 프로젝트인 RACE(R&D in Advance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and Service)연구의 한 분야로 UMTS(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System)를 연구개발중이며 기존 유럽 표준이동통신방식인 GSM을 발전시킨 A-TDMA방식(지멘스, 알카텔 등 11개사)과 비동기식 W-CDMA방식(에릭슨, 노키아, BT, IBM, 필립스 등)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PDC(Personal Digital Cellular)의 해외보급 실패에 대한 대안 및 자국내 이동통신대역 부족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IMT 2000을 적극 추진중이고 비동기식 W-CDMA방식과 동기식 W-CDMA방식이 현재 경합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차세대 이동통신인 IMT 2000에 대한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오는 2000년까지 총 1천6백여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이 컨소시엄의 목적은 독자적인 표준규격을 만들어내고 이를 적용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부는 오는 2000년까지 2단계로 나눠 총 1천6백20억원을 IMT 2000 기술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ITU-R의 IMT 2000 표준화작업이 98년말께 마무리된다는 점을 고려해 1단계인 97년부터 98년까지 2년 동안 ETRI와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개발협의회를 구성, 기초 및 기반 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개발협의회의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자문위원회에는 IMT 2000 표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내외 모든 기관 및 업체를 참여시키기로 했다.

kbps001년 상용서비스 IMT 2000기술은 우리나라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ETRI와 데이콤, 한국이동통신 등이 독자적으로 추진해온 IMT 2000 기술개발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이어 2단계(1999∼2000년) 기간에는 1단계에서 개발한 표준규격과 기초, 기반 기술을 FPLMTS 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체에 제공, 완전경쟁 개발방식으로 상용화를 앞당겨 늦어도 2001년 초부터는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단계 기간에는 정부의 국책과제 지원자금 3백30억원, 민간업체 6백60억원 등 총 9백90억원의 연구개발비가 투자되며 연인원 9백30여명(ETRI 3백30명, 민간업체 6백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특히 이 분야의 기술자립을 위해서는 시스템 상용화 못지않게 부품의 국산화가 중요하다는 판단아래 개발과정에서 가능한 한 많은 부품업체를 참여시켜 상용화 단계인 2001년까지 부품의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