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강혜련 통신원> 한 국가의 경제성장과 상품의 해외시장 진출에는 수많은 영역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보기술과 재정, 경제적, 생산적 활동을 위한 현대의 복합행정전산망은 이러한 기술적 지원이 근간을 이룬다. 러시아에서 복합행정전산망 설치 시장은 이제 막 탄생했지만 연간 40% 정도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분야에서는 시스템주문자들, 시스템생산자들, 컨설팅담당자들, 시스템통합자들, 기술장비의 생산과 설치자들이 주요 세력군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생산자들은 전체 기술발전을 주도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러시아의 종합자동화시스템 시장은 참여 업체의 영업 형태별로 세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외국상품을 구입하고 통합된 시스템 일체를 도입하는 회사들이다. 이들은 외국에서 개발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복잡한 수요에 맞게 공급한다. SAP의 R/3시스템, 오라클의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BAAN의 BAAN IV 등이 대표적인 외국산 제품들이다. 서구 생산업체들은 독자적으로 혹은 러시아 파트너의 도움을 받아 자사의 시스템을 러시아로 들여 오는데, 「유니콘」,「톱스」,「LVS」「포스」 등이 파트너 기업들이다. 가장 성공적인 것은 SAP로 「스르구트네프찌가스」,「스베르들로에네르고」,「똘라마쉬자보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마스터 푸드」 등에 시스템을 설치했다. 최근 BAAN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둘째는 러시아산 ERP시스템을 설치하는 회사들이다. AiTi사의 「보스」 「갈락티마」 「K-3」 「베스트」 등이 대표적 시스템이다. 러시아 생산자들은 자국산 제품은 서구의 유사상품에 비교해 복합행정시스템의 탁월성, 적정한 가격, 러시아적 특수성 등의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러시아산 프로그램들은 하나 혹은 여러개의 주문을 받고 작업한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되었는데, 이를 이 시스템의 기본적 모듈이 연이어 생산되면서 상품으로서의 모양세를 갖추게 됐다. 일부 생산자들은 상품 개발 및 지원의 기본 구조를 보존하고 인터페이스만을 바꾸면서 여러 드라이버의 개발에 노력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대부분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발전시켰는데, 프로그램과 기구를 새로운 세트 및 작동 구조로 바꾸고 CASE 기술을 활용했다. 러시아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사용한 결과를 보면 러시아산 시스템과 서구의 시스템은 질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셋째로 구체적인 기업의 주문을 받아 거기에 맞는 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하고 설치해주는 회사들이다. 주로 많지 않은 전문가들이 모여 기업의 주문을 받고 자동화시스템을 개발하는데, 러시아의 많은 기업들은 이 시장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쌓고 작업 성과를 축적해 이를 통합시키는 형태로 발전했다.
복합정보전산시스템 시장에서 러시아 회사로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이 AiTi사다. AiTi사는 러시아 회사들 가운데 고객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높으며 그 개발품인 「보스 시스템」은 러시아 복합정보전산시스템의 토착화를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스 시스템」은 오라클의 기반 위에서 개발됐기 때문에 모든 기본 운용체계에서 작동한다. AiTi사는 프로그램 지원과 설비, 컨설팅, 프로젝트의 개발, 교육, 기술지원 등 완전한 서비스 종합 체제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고 부회장인 카롤리나 빤페로바씨는 말한다. AiTi사는 최근 선 마이크로시스템즈와 오라클, 그리고 러시아의 대형 컴퓨터업체인 「비스트」와 공동으로 「복합행정시스템 건설의 현대적 기술」이라는 주제하의 컨퍼런스를 열었다. 컨퍼런스에서는 AiTi사가 개발한 「보스 코퍼레이션」시스템이 선보였을 뿐 만 아니라 기업 경영의 재구조화, 안전과 생명보호의 복합시스템 건설, 전문가 양성문제와 같은 주제 발표 및 토론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AiTi사는 스마트 카드 기반의 전자지불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서구 거대업체들의 진출과 그에 따른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의 AiTi사 약진은 러시아산 복합행정전산시스템의 개발이 이제 본격화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