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을 여는 국내경제의 최대 화두는 무엇보다도 경기위축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다. 저성장기조를 강조하는 IMF한파가 가져다준 이같은 환경은 시스템통합(SI)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IMF체제 출범으로 교육, 행정및 SOC사업이나 국방등 대단위 투자가 소요되는 국책사업들의 지연내지 축소가 확실시 되고 있는데다 민간기업들의 정보화투자 분위기도 「불요불급」성으로 치부돼 급랭될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올 SI시장을 한마디로 「불투명하다」는 말로 정의 내리면서 전체시장규모 또한 지난해 수준인 5조8천억원 내지 기껏해야 이보다 10% 정도 더 많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IMF체제 이전에 업계가 예상했던 7조2천억원에 비하면 무려 20%나 줄어든 것이다.
부문별로 보면 당초 교육(6천6백억원), 행정(4천3백억원), SOC(1천1백억원) 등 총 1조5천억원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됐던 공공시장은 정부예산 확보및 집행이 투자위축분위기에 눌려 10∼20%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분야별로는 정부조달 업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광속거래(CALS)가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부문의 축소도 확실시된다.기업들의 허리띠 졸라매기식의 긴축예산운영 여파로 당초 추정액인 1조5천억원보다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전반적인 시장은 위축되는 가운데에서도 전사적 자원관리(ERP)분야는 제조부문의 새로운 유망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98년에 당초 기대에 걸맞는 성장이 예상되는 유일한 곳은 금융부문이다.IMF의 요구가 금융빅뱅에 주 초점이 맞춰져 있는만큼 시스템 재구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시각이 유력하다. 특히 국내 부실은행의 인수및 합병등을 통해 미국등 해외업체들의 본격적인 금융시장 진입이 시작될 경우 「미국식 정보시스템 구축」이라는 「황금어장」이 형성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금융부문은 ERP, CTI를 중심으로 1조원을 돌파하는 거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부문도 수요면에서는 다소 늘 것으로 보인다. 신규출점에 따른 POS시장의 확대와 함께 백화점과 할인점 연계시스템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 시장규모도 7천억원를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또 올해 두드러진 신규시장으로 컨설팅과 GIS부문을 꼽고 있다.컨설팅시장은 금융시장 구조개편과 기업체질개선 바람과 맞물려 3천5백억원 시장에 달하며 지난해부터 중요성이 부각돼온 GIS도 올해 2천5백억원 규모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IMF체제 출범에 따른 급속한 시장환경 변화로 대다수 SI업체들은 수익중심의 사업구조 개선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본격적인 금융시장 개방과 더불어 물류시장의 구조변화가 예상되면서 CTI구축 및 CALS/EC, IC카드 등 사이버 비즈니스, 데이터웨어하우징, ERP 등과 같은 신규전략사업 추진이 활성화되는 것은 물론 계열사와 연계하거나 특화상품을 앞세운 해외진출 바람도 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또 별정통신사업의 본격적인 개막으로 네트워크통합 및 CTI 등의 니치마켓 형성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내실경영의 구체화를 서두르는 SI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경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