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기술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액정표시장치(LCD),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등 여러 가지 기술들이 선보이면서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음극선관(CRT) 의존도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CRT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 LCD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여기에 PDP, 디지털 마이크로미러 디바이스(DMD) 등이 잇따라 선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디스플레이 선택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TV용 브라운관으로 쓰이는 CRT는 전기신호를 전자빔으로 전환, 형광면에 쏘아 광학상으로 변환해 표시하는 장치로 품질과 가격대 성능비가 우수해 일반용 디스플레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화면이 커지면서 크기도 25, 27, 30인치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고 가로대 세로 비율도 기존의 4대 3에서 16대 9로 늘어난 광폭TV용도 출하되고 있다.
CRT는 또한 주사선수를 2배, 화소수를 세로 2배, 가로 2.5배 늘린 고해상도 제품도 생산되고 있고 형광면에 3원색 컬러필터를 부착해 밝기를 30% 이상 향상시킨 제품도 선보이고 있는 등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상당기간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첨단 LCD, PDP 등 대체 디스플레이 기술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CRT 외에 10종류에 가까운 디스플레이 관련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벨기에의 프로젝션 시스템 개발업체 바르코는 초고해상도 그래픽 프로젝터 시스템인 「리얼리티 9200」을 개발했다. 리얼리티 9200은 LCD기술에 기반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밝은 조명 아래에서도 고해상도 화면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바르코는 이 제품이 첨단 LCD기술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당 2억픽셀을 처리할 수 있다고 자랑한다. 특히 초고해상도 그래픽, 즉 S-XGA 수준의 해상도 표준을 갖고 동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제품가격은 9만5천파운드로 아직은 비싼 편이다.
일본 JVC도 「다이렉트 드라이브 라이트 앰플리파이어(D-ILA)」라는 LCD 프로젝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금속 핼라이드 램프를 발원체로 하는 JVC의 LCD프로젝터는 프리즘을 통해 빛을 걸러내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나온 빨강, 초록, 파랑의 3색 빛은 3개의 소형 LCD패널로 집중되고 최종 화면은 기기 안의 거울에 통합돼 프로젝션 스크린상에 있는 렌즈를 거치면서 나타난다.
JVC는 자사기술의 핵심이 LCD패널에 있다고 밝힌다. 각 패널들은 후면에 빛을 투사하는 게 아니라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한다.
4백W급 크세논 램프에서 나온 빛이 3개의 소형 LCD패널에 집중되고 이들 LCD패널은 빛의 대부분을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콘트라스트율을 갖는 밝은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패널들은 빛을 통과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패널 크기가 실제로 커지거나 화면밝기가 감소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좀더 많은 화소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JVC의 D-ILA 프로젝터 안의 LCD패널들은 1백40만픽셀을 갖는데 이는 일반 프로젝터 제품의 2배에 달하는 숫자다. JVC는 이 LCD시스템이 고선명TV(HDTV) 화면 표준이나 S-XGA 컴퓨터 표준을 능가하는 높은 해상도를 갖도록 개발될 것이라고 밝힌다.
JVC는 올해 안에 일본에서, 내년 3월에는 미국에서, 6월에는 유럽에서 D-ILA 프로젝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제품가격은 1만5천~2만달러로 비싸지만 JVC는 이 기술의 잠재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또 다른 프로젝션 기술로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DMD가 있다. 이 기술은 소형 마이크로칩이 핵심 역할을 한다. 이 마이크로칩 위에는 수십만개에 달하는 초소형 알루미늄 거울이 올려져 있다. 이들 초소형 거울이 동영상 시그널에 맞춰 기존에 놓여 있는 위치를 전환한다. 발원체가 알루미늄 거울 표면에 빛을 비추면 렌즈를 통해 빛을 모은 거울이 동영상 이미지를 밝게 스캔하는 것이 DMD의 기본원리다.
DMD 프로젝터는 밝고 선명도가 매우 높은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제품은 램프 수명이 2백50~5백시간으로 비교적 짧은 한계가 있다. 또 쿨링 팬의 소음 수준이 다소 높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DMD 프로젝터 시스템을 제작해온 미국 프록시마는 이 문제들이 개선단계에 있다고 강조한다. 즉, 차세대 DMD 프로젝터는 1천시간 이상의 수명을 갖는 램프를 기반으로 폴리실리콘 LCD패널을 사용해 프로젝터의 밝기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 밖에 화면의 두께를 극히 줄이는 대신 크기가 대형화하고 있는 PDP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부상하고 있고 레이저나 홀로그램을 이용한 3차원 프로젝터 시스템도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어 디스플레이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