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비스시장에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인터넷 서비스시장 규모의 예상치는 지난해 8백억원에서 30∼50% 성장한 1천1백억∼1천2백억원 정도.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되는 다른 분야에 비하면 상당한 성장률이지만 96년 대비 1백60%의 급신장을 보인 지난해 실적에 비춰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인터넷 서비스시장의 성장세가 이처럼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물론 산업 전분야를 강타하고 있는 외환, 금융 위기와 이에 따른 국제통화기금(IMF) 한파 때문이다.
인터넷 서비스업계는 지난해말 이미 외환, 금융 위기의 파도에 휩쓸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환율폭등으로 국제인터넷 회선비용이 배이상 불어났으며 금융경색으로 기업들의 인터넷 수요 감소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T3(45Mbps급) 회선을 구축한 한국통신, 데이콤, 아이네트 등은 상당한 환차손을 입었으며 다른 ISP들 역시 기업들의 인터넷 신규수요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사업환경이 열악해지자 정보제공업체(ISP)들은 지난해 말부터 구조조정 및 재편에 돌입했다. 몇몇 업체의 경우 외국 ISP들과 매각협상을 벌였으며 개인대상의 인터넷서비스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을 한계사업으로 규정한 업체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는 이같은 구조조정의 바람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의 모습은 ISP들이 주요사업자와 전문사업자 등 두 부류로 확연히 구분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사업자에 속하는 대형 ISP들은 고객들에게 단순한 인터넷 접속서비스뿐 아니라 음성, 데이터 등의 통신서비스를 포함, 광범위한 멀티미디어서비스 제공에 돌입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2차 ISP들로 대별되는 전문사업자들은 콘텐츠, 검색엔진, 전자상거래, 웹호스팅 등 전문서비스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ISP들은 이를 기반으로 올해 인터넷서비스시장이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가진 못하더라도 소폭으로 커질 것이 아니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ISP들은 우선 기업들이 경비절감 시도를 위한 노력으로 인터넷 수요를 늘려갈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이는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들의 인력, 투자 감축계획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전열을 정비한 기업들이 인터넷을 경비절감 및 경쟁력 확보수단으로 채택할 것이라는 예상에 기인한다. 개인들의 경우에도 인터넷을 정보획득의 필수도구로 인식하고 있어 시장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ISP들은 또 이르면 올해 상반기중으로 환율이 진정기미를 보이며 환차손에 따른 매출감소세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회선 사용료가 줄어들 경우 사업확대도 기대하는 눈치다.
이와 함께 올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부가서비스도 시장규모 확대에 일조할 것이라는 예측도 신빙성있게 대두되고 있다. 인터넷팩스서비스가 안정세에 들어갔으며 저렴한 가격의 국제전화로 인식되는 인터넷폰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매출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인터넷서비스시장의 총규모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각 ISP들의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ISP들은 연간 매출의 일정부분을 회선증설 등 그 다음해 투자에 할당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으나 올해는 자금압박으로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일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