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강혜련 통신원) 러시아 유선통신의 하부구조는 대단히 취약하다. 지나치게 적고 낙후된 라인, 가입 채널의 한계 등은 통신체계의 낙후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근본적인 통신혁명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의미하고 있다. 러시아 통신체계의 변화 움직임은 위성통신, 무선정보통신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면서도 또다른 한편으로는 유선통신 체제의 개선을 중시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로스텔레콤」이 자국의 생산 기술에 기반한 장거리 전화통신망 구축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새로운 라인은 쉬고늬-타가이-아파스토보를 잇는 광통신망으로 건설됐다. 길이는 3백30km가 넘고, 용량은 5천개 채널에 수용능력은 6백62Mb/초이다. 이 라인은 사마르스까야 오블라스찌, 울리야놉스까야 오블라스찌 그리고 따따르스딴 공화국의 외각 지역을 러시아 영토를 지나는 세계 전화통신망에 편입시켰다.
이 라인이 러시아 통신산업의 발전과 관련해 중요한 점은 러시아의 시외전화 역사상 처음으로 중요한 모든 관련장비로 자국산으로 대체했다는 점이다. 이 라인에 활용되는 콤플렉스는 STM-4 유형의 종합전산체계(SDH) 설비에 속하는데, 이 설비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과학 기구제조 시험공장」에서 조립됐다. 이 라인의 기획과 건설은 「로스텔레콤」의 국가전산망지역 건설담당지부가 맡았다. 작업은 국가 예산과 외국 투자없이 끝냈다. 설비의 테스트와 승인은 국가통신위원회 산하의 담당 부서가 맡았다. 관련 당사자들은 새로운 라인의 실험은 설치된 러시아산 장비들의 높은 가능성과 질을 보여 주었다고 말한다.
「로스텔레콤」이 자국의 생산자를 택한 것은 무엇보다도 러시아회사가 내놓은 가격이 외국회사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프로젝트에 얼마가 소요됐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백억루블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리고 러시아 지역통신망의 확장과 현대화를 위해 러시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로스텔레콤」의 새로운 전략도 러시아 회사 선택의 한 이유였다.
「로스텔레콤」은 러시아의 시외 및 국제전화의 95% 정도를 지원하는 독점적 기업이다. 국제전화 라인의 수와 그 수용능력은 이미 세계의 관련 조직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서 있다. 작년 한해 국제전화통화시간은 러시아에서 외국으로는 2억3천5백만분, 외국에서 러시아로는 4억3천5백만분이었다. 「로스텔레콤」 통신체계의 이용자는 대부분 지역, 도시전화국과 자신의 고유한 통신망이 필요한 기업들이다. 요금은 거리, 지역 및 채널의 수용능력에 따라 산정된다. 가장 낮은 경우는 중동유럽지역에 속하는 칼리닌그라드-아르안젤스끄-마르치칼-소치로 이어지는 원 내부 도시들을 연결할 때로, 가격은 월 1천6백달러이며 채널의 수용능력은 64kb/초이다. 남미의 경우는 월 5천1백달러로 가장 비싼데 수용능력에 따라 다소 가격차이가 있다.
러시아 통신체계에서 가장 낙후된 분야는 시외전화이다. 「로스텔레콤」이 집중적인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 바로 시외전화 시설의 발전이다. 올해 말까지 「로스텔레콤」은 전체 용량 5천개의 채널, 3억5천만달러 이상의 금액으로 25세트의 러시아산 SDH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3천km 이상의 전화선 연장도 실시하고 있다. 「로스텔레콤」은 내년부터 모든 관련사업에 자국산 전화선만을 사용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로스텔레콤」의 희망처럼 전화선은 물론 전체 통신장비를 러시아산으로 전환해 러시아 시외전화체계의 근본적 혁신을 이룰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지만, 그 방향으로의 일보는 일단 내딛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