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은 유선통신 분야의 최신 기술들이 상용화의 꽃을 피울 것으로 전망된다. 유선통신이면서도 가입자 선로의 「선을 없앤」 무선가입자선로(WLL:Wireless Local Loop), 기존의 구리전화선으로도 초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Asymmetric Digital Subscriber Line), 케이블TV 전송로인 동축케이블을 전화선으로 활용하는 케이블전화 등이 올해를 기점으로 상용화의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WLL은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지난해부터 장비제조업체들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해 왔으며 1월중으로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한국통신은 WLL을 섬이나 산간벽지 등 유선가입자 선로를 구축하기 힘들고 유지보수가 까다로운 지역에서의 유선선로 대체재로 생각하고 있으나 하나로통신은 WLL을 통신망의 주축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WLL의 상용화는 하나로통신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하나로통신은 WLL기지국을 99년에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8개 지역에 모두 3백31개소를 설치할 계획이어서 관련 장비 시장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ADSL은 인터넷 붐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기 시작한 기술이다. 특히 기존의 구리전화선을 교체하지 않고도 고속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통신이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장비업체들에게도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통신이 긴축경영으로 설비투자예산을 대폭 축소하고 있어 올해 안에 상용화가 이루어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편 한국통신 이정욱 부사장은 최근 정권인수위원회의 정보화 관련 세미나에서 ADSL을 상반기 중에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케이블전화의 상용화 여부는 전적으로 하나로통신에게 맡겨져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로통신은 시내전화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한전의 케이블TV망과 WLL을 가입자선로의 양대 축으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케이블TV망을 전화망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호주의 옵투스社처럼 이미 케이블 전화를 상용화한 사례가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통신서비스 업체의 생명은 상용화 초기에 품질불안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어서 충분한 검증이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케이블전화의 상용화 여부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와는 또다른 문제로 올해 통신업계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