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반도체업체인 NEC의 3백mm웨이퍼 채용이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NEC는 최근 3백mm웨이퍼를 사용하는 반도체 시험 생산라인의 가동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연기해 내년 중에 실시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NEC는 시험 가동을 연기하게 된 이유로 메모리 시황의 침체가 길어져 97 회계연도(97년 4월-98년 3월) 수익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과 3백mm웨이퍼 관련 장비의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업체 가운데 3백mm웨이퍼 채용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NEC가 올해안 시험 가동을 포기함에 따라 앞으로 경쟁업체들과 주변업계의 3백mm웨이퍼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NEC는 당초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사업장을 통해 올해 안에 3백mm웨이퍼 채용 시험라인을 가동할 방침이었으나 이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으로 예정됐던 NEC 규슈공장의 3백mm웨이퍼 채용 양산라인의 가동도 1년 이상 늦춰진 2000년 이후가 될 전망이다.
3백mm웨이퍼는 1장의 웨이퍼에서 생산할 수 있는 칩의 개수가 현행 2백mm 웨이퍼보다 2배 이상 많아 칩의 생산 원가를 약 30%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3백mm웨이퍼를 채용하는 새 공장 건설에는 약 1천5백억엔의 투자비가 필요해 투자 위험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각종 관련 장비의 가격도 현재 기존 설비보다 2-3배 정도 비싸 반도체업체들의 조기 도입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NEC측은 『D램의 시황악화가 이어져 위험 부담이 크고 제조장비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1년 정도 도입을 미루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3백mm웨이퍼 도입과 관련 현재 IBM 등 미국업체들이 조기 가동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한국과 일본업체들은 다소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어 만일 조기 가동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미국과 한국, 일본업체간 가격 경쟁력에 격차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