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작은 공간.
한 사람의 남자와 한 사람의 여자가 같은 공간에 있게 된다. 그것도 벌거벗은 채로.
남자는 손님이고, 여자는 종업원이다. 여자는 남자의 몸을 씻어주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직접적인 행위만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를 행한다. 그리고 남자는 그 대금을 지불한다. 이것은 룰이다. 당연히 사내와 여인은 옷을 벗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내는 옷을 벗지 않고 있었다. 여인은 사내의 질문에 대한 답변보다도 이러한 상황을 어쩔줄 몰라하며 사내를 바라볼 뿐이다.
『지금으로부터 3천년 전에 고대 페르시아만 쪽, 지금의 이란 부근에 예언자 조로아스터가 살았었소. 조로아스터 하면 생소하지만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지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차라투스트라가 조로아스터의 영문표현이라고 생각하면 그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줄 알 수 있을 거요. 조로아스터는 대단한 예언자였는데, 그를 믿던 사람들이 추앙하는 상징물이 바로 파라바하였소.
독수리 날개에 사람 얼굴을 한, 신과 인간의 통신을 담당한다고 믿던 상징물이오.
조로아스터는 신이 만든 일곱 가지 창조물 가운데 인간이 최고의 걸작품이라고 여겼소. 그러나 인간은 이 우주적 또는 세상에서의 모든 투쟁과 갈등의 중심 존재라고도 믿었소. 조로아스터는 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다고 했소. 신이 부여한 선택권 중에서 선이냐 악이냐를 택하는 것은 인간 개개인의 자유의지에 달려있지만, 신과 대립되는 악의 영을 물리쳐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고 있소. 조로아스터는 인간이 악의 영과 싸울 때의 전투무기로 일곱 가지를 제시하였소. 윤리적 패러다임(典型), 선한 심성, 진리, 파워(Power), 경건(금욕과는 구별됨), 완전성(Perfection), 불멸성(Immorality)이 그것이오.』
사내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여인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섣불리 대했다가는 어젯밤처럼 또 소란을 피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여인은 사내가 하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만 있었다.
『그 가운데 핵심적인 것이 윤리적 패러다임이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성과 결혼에 있어서만은 근친결혼이나 친족결혼을 당연시하였소. 오히려 독신이나 금욕을 죄악시하였소. 대신 섹스에 관한 한 자유로웠소. 성에 관한 한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큰 윤리적 패러다임이었던 것이오. 인간에게 섹스는 최고의 빛이었으며, 자신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그 빛 가운데서의 삶을 의미한다고 여겼소. 빛. 그 빛은 섹스였소. 그것이 그들이 원하는 기쁨이며, 최고의 선이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