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일본 가전업계는 디지털 카메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가전시장 침체 속에서도 그런대로 효자노릇을 해 준 디지털 카메라가 더 낮아진 가격으로 더 빠르게 보급되어 더 많은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는 시장규모가 지난 96년 50만대, 지난해 1백20만대에서 올해 2백만대, 내년 3백50만대, 2000년 5백만대로 매년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되는 제품이다.
또 현실적으로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힘겨울 것으로 전망되는 올 가전시장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능가할 제품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지난 96년 말 등장한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플레이어가 가전분야의 대형 상품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DVD는 지난해 일본 시장에서 판매가 극히 저조했다. 당연 업계의 신뢰는 DVD보다는 디지털 카메라쪽으로 기울어졌다. 사실 디지털 카메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VD를 제치고 「히트예감」 상품대열의 가장 앞자리에 올라와 있다.
이를 반영해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 역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는 50개 이상의 기종이 나왔고, 올들어서도 주요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 신제품은 대부분 카메라의 생명인 고화질을 내세운다. 소비자들을 의식해서 가격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보통 제품 가격과 질은 상충되기 마련이어서 두 요소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은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
이런 점에서 올림퍼스광학이 연말연시 성수기를 겨냥해 내놓은 신제품 「CAMEDIA C-1400L」은 가격과 질을 절묘하게 조화시킨 상품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은염사진의 화질을 일안리플렉스 카메라 수준의 가격으로」를 제품 컨셉트로 하는 이 제품은 1백41만 화소의 고체촬상소자(CCD)를 탑재하면서도 12만8천엔대의 저가격을 실현, 올 일본 가전시장의 「베스트 상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격면에서는 동급 수준의 제품이 지난 96년에는 1백만엔을 호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12만8천엔은 가히 충격적인 가격이다. 동시에 1백41만 화소는 고급 인쇄에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그만큼 화질이 뛰어남을 의미한다.
출력 해상도 역시 1천2백80x1천24도트로 높아 3백50dpi 해상도를 필요로 하는 일반 잡지와 같은 인쇄물에서도 출력물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3분의 2인치 크기의 정방(正方)형 화소 CCD나 원색 필터를 채용하고, 일안리플렉스 카메라와 마찬가지로 유리 렌즈를 사용하는 등 고화질에 최대 역점을 두고 있다.
렌즈 초점거리 또한 36-1백10mm(35mm필름에 상당)로 실용적이고, 광학파인더도 일안리플렉스방식이기 때문에 파인더를 통해 들어 온 영역을 그대로 촬영할 수 있다. 또한 촬영한 영상은 뒷면에 장착한 1.8인치 크기의 액정모니터로 확인할 수도 있다.
다른 제품과 비교해 보면 C-1400L의 진가는 확연히 드러난다. 올 가전시장에서 C-1400L과 경합하게 될 동급 수준의 신제품들로는 후지사진필름의 「DS-300」, 코니카의 「Q-M100」 등이 있다.
이 중 DS-300은 화소수가 1백40만으로 C-1400L과 거의 같다. 그러나 가격은 24만8천만엔으로 두배 가까이 비싸다. 게다가 액정모니터도 부착하지 않고 있다.
Q-M100은 액정모니터를 탑재하면서도 크기 1백19x76x50.7mm에 무게 2백90g으로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가볍고 작다. 가격도 9만9천8백엔으로 매우 낮다. 그러나 렌즈가 39mm의 단초점고정방식이고, 화소수도 1백만이어서 화질이 떨어진다. 일반 카메라에 비유하면 C-1400L가 일안리플렉스 카메라이고, Q-M100은 고성능 컴팩트 카메라 정도가 되는 셈이다. 한마디로 C-1400L은 고성능저가 상품의 백미로 간주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