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업체들의 전용 통신프로그램 성능강화 경쟁이 치열하다.
데이콤, 한국PC통신, 나우콤, 삼성SDS 등 기존 4대 PC통신업체들과 SK텔레콤, LG인터넷 등 후발업체들은 성능이 대폭 향상된 전용 통신프로그램을 올 상반기까지 모두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들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PC통신과 인터넷 접속환경을 보다 편하게 설정했다는 점. PC통신으로 채팅, 게임 등을 즐기다가 곧바로 인터넷에 접속, 웹사이트를 돌아볼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PC통신업체들은 PC통신과 인터넷의 경계가 점점 엷어지고 있는 최근 경향을 통신프로그램 업그레이드에 반영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새로 보급될 통신프로그램들은 웹브라우저 내장이 기본사양이다.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탑재할 예정이다.
전용 통신프로그램들이 모두 멀티미디어 데이터 위주로 짜여졌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기존 통신프로그램이 문자, 애니메이션을 중심 데이터로 다뤘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통신프로그램들은 리얼비디오, 리얼오디오까지 지원하도록 기능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용 통신프로그램의 성능강화는 결과적으로 「새롬 데이타맨프로」 「이야기」 등 상용 통신프로그램의 세력약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인터넷 접속이 쉽고 멀티미디어데이터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전용 통신프로그램들이 문자, 애니메이션만을 지원하는 상용 통신프로그램을 밀어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여러 PC통신을 이용하던 통신인들이 최근 경기악화로 한두개의 서비스에 집중되는 것도 다수의 PC통신을 지원하는 상용 통신프로그램의 고전을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전용 통신프로그램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천리안의 데이콤. 데이콤이 오는 3월초 내놓을 「천리안 98」은 32비트 전용으로 개발됐다는 것이 특징이다.
베타버전 상태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천리안 98」은 HTML 형식으로 작성돼 PC통신에서 곧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음성, 동영상 지원은 기본이며 노래방, 장기, 바둑 접속기능이 강화됐다.
한국PC통신은 하이텔을 보다 화려하게 꾸며줄 「이지링크 1.5」를 오는 6월 내놓을 계획이다. 이 제품의 특징은 그래픽이 대폭 강화됐다는 점. 한국PC통신은 유저인터페이스 부분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존 제품보다 리얼비디오 기능이 대폭 확장됐으며 컴포넌트방식을 도입, go 명령어를 사용해 인터넷 사이트를 직접 찾아갈 수 있다.
PC통신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웹브라우저를 통신프로그램에 내장한 나우콤 역시 「웹프리 3.2」를 4월경 발표한다. 기존 3.1버전보다 최적화, 안정화된 3.2는 「비보」 「넷쇼」 등 리얼비디오 기능을 확보, 그 어느 통신프로그램보다 동영상에 강한 게 특징이다. 동영상 생중계도 가능하며 컴포넌트방식을 채용했다.
삼성SDS는 유니텔의 매끄러운 접속을 제공하기 위해 「유니윈 98」을 개발중이다.
오는 3월부터 보급될 「유니윈 98」은 마림바의 푸시기술을 도입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변경자료가 수시로 업그레이드돼 통신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이 푸시기술은 10초 정도 걸리는 광고띄우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게 삼성SDS의 설명이다.
이밖에 SK텔레콤은 기존 「넷츠고 브라우저 1.0」보다 전화접속기능이 강화된 마이너 업그레이드 버전을 3월에, 편리성을 강조한 메이저 업그레이드 버전을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이다. LG인터넷도 홈페이지를 제작, 인터넷상에 올릴 수 있는 웹에디터를 내장한 「채널뷰」를 곧 내놓을 예정이다.
인터넷 접속의 편리성과 멀티미디어를 추구하는 이들 전용 통신프로그램은 그러나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갖고 있다. 우선 크기가 문제다. 프로그램 자체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대부분 플러그인 기능을 지원, 이용하는 서비스 종류에 따라 전체 덩치가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적인 문제로는 리얼비디오상에서 보여줄 데이터베이스가 거의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를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이들 통신전용 프로그램들의 앞날을 가름하는 중요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