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통신장비업체들이 올해 내수중심에서 수출중심으로 사업구도를 전환하고 이에 맞게 주력품목을 변경하는 등 사업구조 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양정보통신, 흥창, 국제전자, KNC 등 중견 통신장비업체들은 올해 사업의 무게 중심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중계시스템에서 통신단말기, 고속 무선호출시스템 등으로 전환하고 국내시장보다는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는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등 통신서비스업체들이 최근 경기불황으로 잇달아 계획된 투자규모를 줄이는 등 국내 통신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고 환율상승에 따라 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의 사업성이 유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중계시스템분야에서 2백억원 정도의 신규 매출을 올린 유양정보통신은 중계시스템 중심에서 통신부품, 무선호출 단말기, PCS용 핸즈프리 등으로 주력사업을 조정하고 관련 마케팅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유양은 올해 국내시장에서는 통신시스템 대신에 하이드리드 집적회로(IC) 등 통신부품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며 범유럽 이동전화(GSM)방식 중계시스템, PCS용 핸즈프리 등을 개발해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키로 했다.
SK텔레콤에 CDMA방식 중계시스템을 공급해 온 흥창도 올해 중계시스템보다는 무선호출시스템쪽으로 시스템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저속(POCSAG)은 물론 고속(FLEX)방식 무선호출시스템을 주력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흥창은 PCS용 중계기, 무선가입자망(WLL)단말기, 디지털 세트톱박스 등을 중심으로 미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해 수출비중을 지난해 40%에서 60%로 크게 올리기로 했다.
에이스테크놀로지도 시스템사업보다는 선형증폭기(LNA), RF부품, 통신단말기용 안테나 등 통신용 부품을 중심으로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특히 에이스테크놀로지는 올해를 수출 총력의 해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해외지사 인원을 크게 늘리는 등 수출관련 마케팅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중계시스템분야에서 큰 매출액을 올린 창원전자, 국제전자, 고합그룹 통신 계열회사인 KNC 등이 잇달아 주력품목을 해외시장을 겨냥한 제품으로 조정하고 이에 맞게 사업구조 조정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 5개 회사가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평균 20∼30% 삭감해 통신장비업체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그동안 중계시스템을 주력으로 삼아왔던 통신장비업체들이 사업품목을 조정하고 수출 주력체제로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