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할수록 좋다.』
컴퓨터의 미래에 대해 MS의 빌 게이츠 회장과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의 견해는 일치한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는 방법론에서 두 사람은 완전히 견해를 달리한다.
최근 PC업계를 둘러싸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의 배경은 바로 이같은 두 사람의 견해차에서 비롯된 것이라 해도 크게 지나치지 않다.
평행선을 달리는 이 두 사람의 견해차는 며칠 전의 「내이션스뱅크 몬트커머리 증권」 주최의 기술회의에서도 여전히 드러났다.
엘리슨 회장은 PC를 기본 기능만 갖춘 네트워크 컴퓨터(NC)로 대체하고 이를 운용할 프로그램도 자바 언어에 기반해야만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를 통해 컴퓨터는 복잡한 기계에서 다루기 편리한 도구로 변하고 유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NC 환경에선 중앙 서버만 관리하면 되고 NC 사용자들은 필요한 프로그램을 언제든지 서버에서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게이츠 회장은 그러나 앞으로 인터넷 중심의 생활환경이 전개될 것이라며 PC의 사용상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선 자사 운용체계(OS) 중심의 소프트웨어의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기존의 PC와 TV는 물론 자동차 및 핸드헬드 PC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에 윈도를 탑재하고 네트워크 관리도 윈도NT로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두 사람의 견해차가 PC산업에 대한 지배를 유지하려는 MS와 MS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질서 창출을 선도하려는 오라클의 전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들의 대립이 쉽사리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