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美TI와 반도체 합작회사 청산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적자경영이 계속돼 온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와의 반도체합작사업에서 손을 뗀다.

「日本經濟新聞」에 따르면 히타치와 TI는 미국의 합작사인 「트윈스타 세미컨덕터」의 경영에서 히타치가 철수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에따라 히타치는 차입금 등을 변제한 뒤 이 회사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되며, TI는 이 회사의 생산라인을 비메모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조업을 계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 주요업체의 합작회사인 「트윈스타 세미컨덕터」는 거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부담 경감을 도모하는 국제적인 모델의 하나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생산품목인 반도체메모리의 시황이 예상 이상으로 악화되면서 파경을 맞게 된 것이다.

반도체분야에서의 미, 일 대형업체간 합작관계의 청산은 이번이 첫 번째로 향후 반도체 합작사업 및 공동 생산 등에 조정 작업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업계 재편이 가속될 전망이다.

총 자본금 2억5천만달러인 트윈스타 세미컨덕터는 히타치와 TI가 각각 36.46%씩 출자하고 나머지는 일본 코교(興業)은행과 미국 시티 코프 등 미, 일, 유럽 은행 12개사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5년 1월 설립돼 약 5백억-6백억엔을 들여 제조라인을 건설, 현재 16MD램과 64MD램을 생산하고 있으나 설립 이래 지금까지 적자가 계속돼 왔다.

히타치는 합작사의 차입금 변제 등으로 97회계연도(97년 4월-98년 3월)에 약 3백50억엔의 특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보유 주식 매각 분으로 보충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히타치와 TI는 최근 일본 미쓰비시전기를 포함,3사가 추진해 온 1GD램 개발용 시제품 생산라인의 건설을 1년 연기한다고 발표하는 등 D램 시황 악화로 공동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심규호 기자>